베일벗은 '고사2', 공포 없고 자극만 가득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7.16 17: 19

''고사2 : 교생실습' 공포는 부족, 자극은 난무'
영화 '고사2 : 교생실습'(28일 개봉)이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베일을 벗었다. '고사2 : 교생실습'은 지난 2008년 개봉한 '고사 : 피의 중간고사'의 흥행 성공으로 제작된 속편.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전교 1등부터 30등까지 생활관 특별 수업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기파 배우 김수로와 지연, 윤시윤, 황정음, 윤승아, 최아진, 여민주, 박은빈 등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고괴담'에 이어 한국 대표 학원물을 표방하는 '고사 2: 교생실습'은 하지만 학교와 학생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학원물이란 느낌에서 동떨어져 있다. 무엇보다도 '닫혀진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오는 극한의 공포와 스릴감에는 아예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 않은 듯, 공간과 캐릭터의 상호작용은 이뤄지지 않는다.
때때로 인상깊은 비주얼을 선보인다. 강렬한 총소리로 시작해 수영장으로 넘어가는 오프닝이나 공포영화의 고전 '캐리'의 오마주처럼 보이는 천장 위에서 다량의 피가 쏟아지는 장면은 볼거리를 안겨준다. 하지만 감각적인 비주얼은 종종 빈약한 스토리 때문에 힘을 잃는다.
'고사 2:교생실습'에서 공포를 전달하는 장치는 자극적인 설정이다. 한 명씩 죽어가는-죽이는 장면은 기발하지만 잔인하고 재미있지만 참혹한 설정들-오토바이에 달린 톱니바퀴, 전선을 연결하자 쏟아지는 총알 등으로 어떻게 하면 좀 더 기상천외하게 죽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쏘우'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고, 하나씩 죽어나가야만 하는 것을 알고 행동하는 아이들은 일본영화 '배틀로얄'을 연상케 한다. 귀신이 된 여주인공의 죽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자극적인 설정들은 단편들로 흩어져  '공포감'이란 전체적인 느낌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문제를 맞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정은 어느 새인가 없어져 있고, 호러퀸의 활약은 비좁고 약하다.
 
전편이 가진 장점들을 흡수하면서 전편보다 더욱 나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진짜 무서운 것이 뭔지에 대한 고민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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