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 통신원] 17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의 양키스타디움. 지구 라이벌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앞서 지난 14일 80세를 일기로 타계한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양키스 구단주의 추모 행사가 열렸다.
약 4분 동안 대형 전광판을 통해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의 생전 모습이 방영되자 관중들과 선수들은 하나둘씩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다.

추모 행사는 역시 최근 99세를 일기로 운명을 달리한 전 장내 아나운서 밥 셰퍼드의 "안녕하십니까? 신사 숙녀 여러분 양키스타디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시작됐다.
그를 헌정하는 영상에는 우승을 차지한 후 기뻐하는 모습과 함께 요기 베라, 티노 마르티네스, 리치 '구스' 고시지, 데릭 지터 등 양키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등장했다.
양키스와 레이스 선수들이 덕아웃 앞에 도열한 가운데 마르티네스가 "내 생각에는 스타인브레너가 모든 스포츠를 망라한 최고의 구단주였다"라는 멘트가 나오자 관중들은 2분 여에 걸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어 메이저리그 최고의 소방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푸른색 리본으로 장식된 장미 두 송이를 홈 플레이트에 올려 놓았다. 리베라는 감정을 추수르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다시 셰퍼드의 음성이 흘러나온 뒤 마이크를 잡은 '캡틴' 데릭 지터는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와 셰퍼드가 모두 우리 곁을 떠났지만 더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 믿는다"며 "두 사람은 양키스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라고 말한 후 묵념을 제안했다.
양키스 구단은 경기에 앞서 2번 게이트의 귀빈 전용 로비에 있는 스타인브레너의 동상과 모뉴먼트 파크의 세퍼드 명판 앞에 헌화했다.
한편 양키스타디움 외곽에도 스타인브레너와 셰퍼드를 기리는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팬들이 가져다 놓은 촛불과 카드, 신문, 빈 맥주캔, 양키스 모자와 유니폼 등이 수북하게 쌓여졌다. 그 중에서도 스타인브레너의 전매특허와 같은 흰색 터틀넥과 파란색 스포재킷에는 "보스의 영생을 기원합니다"라고 씌어 있는 카드가 함께 놓여 있어 이목을 끌었다.
조 지라디 감독은 "매일 경기에 나설 때 하늘 나라에서 우리를 지켜볼 보스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악의 제국'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스타인브레너가 양키스를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아니 모든 스포츠를 불문하고 최고의 구단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진>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가 생전에 양키스가 우승한 뒤 샴페인 세례를 받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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