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의 미드필더 김근철(27)이 라이언 긱스(3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식축구 골'로 승리를 견인했다.
부산은 지난 1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쏘나타 K리그 2010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4-2로 승리,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를 달리며 리그 7위(6승3무3패, 승점21)로 올라섰다.
이 날 김근철은 이날 유호준과 함께 3-4-3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고, 3-1로 앞선 후반 5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김근철은 양동현이 돌파 과정에서 아크 우측에서 프리킥을 얻자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상대가 항의하며 미처 수비벽을 쌓기도 전에 망설임 없이 오른발슛으로 골망 왼쪽을 가른 것. 주심의 호각은 없었지만 프리킥 때 공격 쪽에 어드밴티지가 있기에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마치 긱스가 지난 2006~200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릴(프랑스)전에서 후반 38분 아크 왼쪽에서 웨인 루니가 프리킥 지점에 볼을 내려놓고 손을 떼자마자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던 장면과 흡사했다.
이는 미식축구에서 보너스 킥을 찬 것과 비슷해 미식축구 골이란 말도 나왔다. 당시 릴의 홈 팬들은 물병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지만 영국 언론들은 영리한 플레이로 승점 3점을 안겼다며 엇갈린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이 날도 포항의 박창현 감독대행은 김근철의 프리킥 골에 대해 "선수들의 부주의는 인정한다. 단 주심이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됐지만 매끄럽지는 못했다고 본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부산의 황선홍 감독은 "상당히 영리하게 상황 판단을 잘했고 축구 지능을 발휘했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안 들어갔다하더라도 팀을 위한 플레이였기 때문에 존중해줬을 것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근철 역시 "상대가 우왕좌왕해 이 때다 싶어 찼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곧잘 차왔던 방식이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parkrin@osen.co.kr
<사진> 부산 아이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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