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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톱스타라도 한 번 걸리면 헤어나기 어려운 연예계의 무시무시한 덫은 무엇일까. 연예인을 둘러싼 병역과 학력(수능) 시비는 골수 팬들조차도 등을 돌리게 만드는 함정이고 수렁이다.
최근 연예계가 다시 시끄럽다. 가요계 표절에 이은 각종 사건사고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병역과 학력 시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본인들의 해명에 상관없이 네티즌 비난 여론은 연일 빗발치는 중이고 파고는 높다.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

병역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마쳐야되는 의무이자 권리고 수능(학력) 역시 국민 모두와 관계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만남과 헤어짐, 불륜 등의 스캔들은 차라리 연예인 그들만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소문과 상처가 금세 봉합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병역과 수능은 연예인도 팬들과 똑같은 의무와 권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를 어겼을 시에 국민 비난은 증폭되고 쉽게 꺼지질 않는다.
먼저 병역 관련. 군 문제에서 자유로운 대한민국 청춘 남자는 거의 없다. 소수 병역 면제와 특례자가 '신의 아들'로 불리긴해도 대다수는 2년여의 군 복무를 통해 '사람이 된다'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신체 건장한 남자가 별다른 사유없이 군 입대를 피하는 방법은 병역 비리뿐으로 이는 범죄다.
그런데 전성기 때 군문제와 마주치는 남자 스타들은 곧잘 병역 비리의 유혹에 빠진다. 송승헌과 장혁 등이 지난 2004년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에 걸려들었다지만 공개 사과 후 병역을 제대로 마치면서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기가수 싸이도 비슷한 케이스.
이들의 공통점은 사고를 쳤어도 반성후 만기제대로 용서를 구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유승준의 케이스는 병역 회피의 덫에 제대로 걸려든 케이스다. '한국 국적을 갖고 군 복무를 하겠다'던 그가 최후 순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의 팬들과 네티즌들은 미국 국적 취득을 문제 삼은 게 아니고 결국은 병역을 회피하려 했지않냐는 의혹을 가졌다.
이미 미국 시민이 된 유승준은 군 복무로 성난 민심을 달랠 방법도 없었고, 결국 국내 복귀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또 예능과 드라마, 영화 등에서 날고뛰던 몸짱 스타들 상당수가 병역은 공익근무 등으로 편하게 치르고 나오는 사례에 대해서도 원성이 높다.
수능은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슈화됐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인기 연예인들이 특기자 방식으로 쉽게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대학 홍보를 목표로 '스타 모시기'에 열성적인 대학들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수시로 대학에 들어갔고 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학 입학을 경쟁했던 수험생들의 부러움과 분노를 동시에 사고 있다.
여기에도 비난 공식이 있다. 아예 처음부터 연예인 수시를 택했던 경우는 별다른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는 반면에 공부 잘하는 걸 유명한 스타들이 오히려 곤욕을 치른다. 특히 '국민 여동생'의 모범적이고 성실한 이미지가 강했던 문근영은 괜히 몰매를 맞았다. 당당히 수능을 보겠다고 했다가 성균관대 수시 합격을 택한 게 역효과를 냈던 게 그 사례다.
자신이 스타라는 환상으로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겠다고 오판하는 순간,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드는 금단의 두 열매가 바로 병역과 수능인 셈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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