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시즌 가장 파란만장한 프로게이머를 꼽는다면 '혁명가' 김택용(21, SK텔레콤)을 빼 놓을 수 없다. 2008-2009시즌 53승으로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1, 2라운드서 다승 선두권에 들었던 그의 이번 시즌 성적은 23승 20패로 간신히 체면 유지를 한 정도.
유난히 기복이 심했던 그를 보고 이번 시즌 팬들은 그의 애칭인 '혁명가' 대신 '김택신'과 '김용택'를 번걸아 부를 정도였다. 5라운드서 다시 페이스를 찾을 때도 막바지 프로토스전 4연패를 당하면서 그의 대한 불안감을 씻을 수 없었다.
김택용이 '택신 모드'를 다시 발동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프로토스전 열세를 극복하면서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김택용의 활약에 힘입어 SK텔레콤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택용은 18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시즌' 6강 플레이오프 CJ와의 2차전에 2-3으로 뒤지던 6세트에 출전, 진영화를 제압하고 4-3 역전승의 징검다리를 놨다.
특히 정규시즌 막판 보여줬던 프로토스전 약점을 완벽하게 극복하는 압승을 거뒀다. 정교한 유닛콘트롤은 물론이고, 시기적절하게 터져나오는 병력 운용 능력으로는 행운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1차전 상대였던 변형태가 테란이었지만 깔끔한 승리로 매서운 맛을 보여줬던 김택용은 2차전서도 진영화를 압도하며 '택신 모드'가 발동했음을 알렸다.
비결은 바로 특별 훈련이었다. 시즌 최종전서 극적으로 3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은 시즌 막바지 김택용을 아꼈다. 순위 싸움의 최대 고비였던 12일 STX전서 그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장기였던 저그전은 6일 화승과의 경기서 이제동을 제압하면서 변함없이 강력함을 자랑했지만 프로토스전은 3일 KT전서 박재영에게 원사이드하게 밀리면서 보여줬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권오혁 코치의 특별 훈련 프로그램으로 김택용은 불과 1주일의 짧은 시간에 환골탈태하는데 성공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이지만 말 수 까지 줄여가면서 연습에 매진하며 셔틀에서 병력을 싣고 태우는 능력을 전성기 시절보다 더 올릴 수 있었다. 결과는 1차전 변형태와 경기서 상대 탱크를 폭사시키는 장면과 2차전 진영화의 3게이트웨이 지상군을 1게이트웨이서 생산된 소수 병력과 셔틀-리버로 제압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김택용은 "경기력이 좋다기 보다는 운이 많이 따랐다. 상황도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갔다. 난 아시다시피 포스트시즌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다.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겸손하게 승리에 만족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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