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기계' 최주환, "군 생활, 터닝포인트로 만들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19 09: 51

"절실한 마음과 군인정신. 그리고 목표의식 속에 경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잘 때려내던 유망주가 점차 잘 뛰고, 잘 막아내는 선수로 변모 중이다. 지난해 말 상무에 입대한 내야수 최주환(22. 전 두산 베어스)의 이야기다.

 
지난 2006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2차 6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 최주환은 올 시즌 2군 북부리그에서 65경기 4할1리(1위, 19일 현재) 18홈런 66타점(1위) 13도루로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2군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이 성적이 중심타자로 나서는 동시에 내야 심장부 유격수 자리에서 기록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장타율도 7할3푼2리에 달하고 출루율은 무려 5할2리로 '타격 기계' 같은 모습이다. 두산 2군 시절에도 "타격 능력만큼은 1군에 손색없다"라는 평을 받았던 최주환이지만 결정력이 다소 아쉬웠다면 이번에는 장타력은 물론 52개의 사사구를 얻는 동안 삼진을 27개 밖에 당하지 않았을 정도로 선구안에서도 눈을 확실히 떴다. 비록 퓨쳐스리그라고는 하지만 그의 발전상은 단연 눈에 띈다.
 
지난 17일 퓨쳐스 올스타전이 열린 제주 오라구장에서 만난 최주환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경기 전 홈런 더비에서 무홈런의 굴욕 속에 눈빛을 반짝였던 최주환은 이날 북부팀의 3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동시에 6회말 선두타자 이창섭(넥센)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범타 처리하는 민첩함을 선보였다.
 
"절실함과 군인정신, 그리고 목표의식을 기반으로 뛰고 있습니다. 2군 최고 타율 기록(2008년 LG 이병규-4할2푼7리) 갱신은 어려워 보이지만 일단 시즌 세 자릿수 안타(103개)라는 1차 목표는 넘었습니다. 홈런 20개-도루 20개 목표가 남아있는데 가시권에 진입한 만큼 전력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해 최주환은 '안샘' 안경현(SK)의 등번호였던 3번을 이어받으며 팀 내 기대를 모았으나 9경기 10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말았다. 2군에서도 슬럼프를 겪으며 고전했던 최주환은 1년 미뤘던 군 입대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그에게 1차 전환점이 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계기를 선사했다. 제자리였던 2루에서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은 오히려 그에게 커다란 자신감을 가져다준 것.
 
"처음에는 유격수 자리가 낯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었습니다. 계속 기회를 얻다보니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진 것 같습니다".
 
2군 경기는 야구팬들이 접하기 쉽지 않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월요일 2군 경기를 추진하고 중계 일정도 잡혀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으나 아직도 스포트라이트가 필요한 곳이 2군 무대. 최주환은 2년 만에 재출장한 퓨쳐스 올스타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남은 경기에서 자신의 위력을 떨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일 경찰청과의 경기부터 시즌이 재개됩니다. 제대까지 아직 시일이 남아 있습니다만 앞으로 남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제대 후 팀에 확실한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이 시간을 터닝포인트로 만들겠습니다".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