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여러 작품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벼운 TV물로 국한되던 것에서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까지 번지면서 참여 작품 수도 많아졌다.
내레이션은 말 그대로 ‘이야기’다. 영화나 텔레비전 등에서 내레이터가 시청자에게 이야기하듯 상황이나 장면을 설명해주는 것을 말한다.
배우들에게 이러한 내레이션은 연기와 같은 맥락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의 연기가 몸동작과 대사를 동시에 하는 것에 비해 내레이션은 목소리만 나오는 게 포인트다. 배우들이 내레이션을 하는 경우, 자연스러운 감정 흐름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전달돼 듣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많은 배우들이 내레이션에 도전하는 추세다. 본인 스스로에게 보탬이 될 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예인들이 주로 내레이션을 하는 장르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연예계 ‘잉꼬 커플’로 알려진 김승우-김남주 부부는 지난 6월 4부작으로 기획된 MBC ‘휴먼다큐 사랑’에서 각각 ‘고마워요 내사랑’ 편과 ‘크리스마스의 기적’ 편을 맡아 감동적인 내레이션을 연출했다.
김승우의 ‘고마워요 내사랑’은 시한부 암선고를 받은 마흔 여섯 안은숙 씨 부부와 세 아이에 대한 이야기로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가슴에 담은 남편이 화자로 등장한다. 김승우는 남편의 입장에 서서 내레이션을 했다.
아내 김남주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통해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의 한 빌라 복도에서 발견된 갓난아기 성탄이의 경우처럼 버려진 아이들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감싸 안아 따뜻한 가정을 이루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키며 DVD로도 출시됐던 MBC 3부작 ‘북극의 눈물’에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목소리 출연해 진정성을 더했다. 지구 온난화로 예전과 달라진 생태계 속 북극곰과 원주민 이누이트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줬다.
이밖에 올해 초 고현정, 김희선 등은 MBC ‘법정,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SBS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입니다’에 각각 참여해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내레이션을 보여줬다.
영화에서의 활약 역시 무시 못 한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부녀를 연기했던 정보석-진지희는 개봉 예정 영화 ‘오션스’의 한국판 내레이터가 돼 신비한 해양 동물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했다.
특히 해당 영화는 미국의 피어스 브로스넌, 일본의 미야자와 리에 등 각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정보석, 진지희가 시트콤에서 보여줬던 환상의 호흡을 유감없이 발휘해 영화의 재미를 더해줬다는 평가다.
최근 군에 입대한 김남길 역시 영화 ‘아마존의 눈물’을 통해 내레이션 능력을 뽐냈다. ‘아마존의 눈물’은 TV 방영 당시,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돌파한 작품으로 아마존의 원초적 에너지와 역동적인 생명력을 사실감 있게 담아냈다. 김남길의 내레이션 첫 도전에 팬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스타들의 내레이션 도전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휴먼다큐 '사랑' 김새별 PD는 "스타들이 참여함으로써 프로그램을 홍보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그리고 전문 성우들에 비해 전달력은 떨어지지만 시청자들이 좀 더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rosecut@osen.co.kr
<사진>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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