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가을 시즌 방송되는 방송 3사 수목 드라마 편성이 완료됐다. 비(본명 정지훈)와 이나영이 호흡을 맞춘 KBS 2TV ‘도망자’와 이승기-신민아의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김현중과 신예 정소민이 캐스팅된 MBC ‘장난스런 키스’가 비슷한 시기 경쟁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 드라마는 작품 자체만으로도 화려하지만 캐스팅 또한 어마어마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야말로 ‘빅뱅’인 상황. 남자 주인공들 모두 톱스타급이라 이번 대결의 승자가 누가 될 지 관심을 모은다. 비, 이승기, 김현중은 각각 KBS 2TV ‘풀하우스’, SBS ‘찬란한 유산’, KBS 2TV ‘꽃보다 남자’로 연기와 흥행에서 동시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여자 주인공의 경우, 데뷔 10년이 훌쩍 넘은 이나영에서부터 연기 경력 3개월이 전부인 정소민까지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상당하다. 이들의 중간 지점에 있는 신민아는 여러 작품에 출연하긴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다.


이런 상황인 탓에 이번 경쟁의 승기를 잡을 인물이 누가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물론 인지도나 영향력 면에서는 이나영이 가장 앞선다. 연예인 중에서도 톱스타급으로 분류되는 이나영은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고, 친근하고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녀의 이번 작품 역시 흥미진진한 스토리, 초호화 캐스팅과 해외 로케이션 등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도망자’는 영화 ‘7급 공무원’과 KBS 2TV 드라마 ‘추노’를 집필한 천성일 작가가 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비,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등과 함께 일본 다케나카 나오토를 비롯한 해외 배우의 출연도 예정돼 있다. 제작진은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상하이, 북경,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각 도시에서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열세인 쪽은 ‘장난스런 키스’ 측이다. ‘한류스타’ 김현중이 버티고 있긴 하지만 여자 주인공의 영향력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이와 함께 정소민이 종영을 앞둔 SBS ‘나쁜남자’를 제외하고는 작품에 출연했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도 위기 요소다. 자연스럽고 톡톡 튀는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신인 배우가 잘해줄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런 이유로 그녀가 ‘장난스런 키스’ 주인공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그렇지만 ‘장난스런 키스’는 ‘꽃보다 남자’와 함께 일본 순정만화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 젊은 층을 공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MBC 드라마 ‘궁’의 황인뢰 PD, ‘꽃보다 남자’의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뭉쳤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만약 이번 작품이 성공한다면 정소민은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신민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엇갈린다. 신민아는 대표적인 ‘S라인’ 연예인으로 많은 남자 팬들을 확보하고 있지만 전작들이 인상적이지 않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그녀가 구미호 역을 얼마나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홍정은-홍미란 자매의 신작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구미호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다. 여름이면 공포 소재로 어김없이 등장하는 구미호를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로 탈바꿈시켰다는 재미 요소가 있다. ‘나쁜 남자’의 이른 종영으로 가장 먼저 시청자들을 만날 전망이다.
이번 수목극 대결과 관련, 시청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남자 주인공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한 여자 주인공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rosecut@osen.co.kr
<사진> 그룹에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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