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예능돌, '여기저기 똑같아요'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0.07.19 10: 25

아이돌의 예능 진출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요즘 예능프로그램에 아이돌 한명쯤 없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정 출연은 물론이고, 오랜만에 가요계에 컴백하거나 연기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때 으레 이들은 예능이라는 장르를 이용한다.
가요프로그램을 통해 갖춰진 모습만 보여주던 가수들이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꾸미지 않은, 실체의 ‘날것’을 보여주는 것에 대중은 열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은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으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종종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줄줄이 출연하는 당사자의 이야기 소재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그들은 결국 앵무새가 되고야 만다.

최근 주연배우자리에 무난히 안착한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최시원은 최근 그룹 멤버들과 함께, 혹은 홀로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은 손가락 세 개 인사법.
이미 장난기 넘치는 멤버들에 의해 폭로된 ‘멋부리기용’ 인사인 손가락 세 개 인사법은 마치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MBC ‘놀러와’ KBS ‘승승장구’  SBS ‘강심장’에 차례로 등장했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최시원을 놀리면서 이 모습을 재연하고, 최시원 본인은 이유를 설명하거나 쑥스러운 듯 웃는 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관심 이슈에 대해 여러 프로그램에서 반복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MBC 가상결혼버라이어티인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가인-조권 커플, 정용화-서현 커플을 비롯, 열애설에 휩싸인 윤아-택연 등이 그렇다.
가인-조권 커플과 정용화-서현 커플의 가상결혼 생활은 비단 ‘우리 결혼했어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어느 프로그램을 나가든 조권에게는 가인이, 가인에게는 조권이 항상 따라다닌다. 이는 정용화와 서현도 마찬가지.
조권은 거의 매번 똑같으리만큼 같은 질문을 받는다. “가상 부부인 가인을 정말로 좋아하냐”는. 이에 조권은 항상 “진심으로 좋아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사귈 생각이 있다”는 말을 한결같이 해왔다.
스캔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 회자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 스캔들이 터진 2PM의 택연과 소녀시대의 윤아는 SBS ‘패밀리가 떴다 2’에 함께 출연하며 더욱 친분을 쌓았다.
이후 두 사람은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마다 “우리는 그냥 친할 뿐이다. ‘패떴 2’ 촬영 때만 만나지 다른 때는 연락도 안한다”는 마치 짜놓은 듯 한 멘트를 어김없이 반복한다.
이처럼 아이돌의 중구난방 출연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준비없이 출연하는 예능돌 본인도, 아이돌만 출연시키면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예능프로그램 제작진도 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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