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괴된 사나이’에서 살인범으로 변신한 엄기준의 직업이 본래 오디오광이 아닌 ‘사슴사육가’였다는 게 밝혀졌다.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주목 받는 신예 우민호 감독이 천승철 PD와 함께 지난 16일 목동 CGV에서 ‘관객과의 대화(GV•Guest Visit)’를 가졌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관객들은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지 자리를 뜨지 않았고 “무거운 주제의 영화여서 보시는데 불편하시진 않으셨는지 모르겠다”는 천승철 PD의 겸손한 인사말로 GV가 시작되자 이내 흥미로운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날 GV에서는 우민호 감독이 밝히는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연을 맡은 김명민에 대해서는 “캐스팅이 쉽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 항상 밝고 유쾌해서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이번 작품에서 파격적 살인마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는 엄기준에 대해 “첫 미팅 자리에서 영화에서처럼 모자를 눌러쓰고 왔는데 보는 순간 느낌이 왔다”며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또한 극중 유괴범 최병철(엄기준 분)의 직업이 원래는 ‘오디오광’이 아니라 ‘사슴 사육가’였었는데 사슴이 생각보다 너무 거친 동물이라 설정을 수정해야 했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의 소재인 유괴에 대한 질문들도 많이 이어졌다. “그 동안 유괴를 다룬 영화들이 많았는데 유괴를 소재로 채택한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민호 감독은 “실제로는 유괴된 후 10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찾지 못하는 사례도 있는데 대부분의 유괴영화들은 아이를 잃어버린 당시의 감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파괴된 사나이’는 유괴사건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의 이야기는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괴라는 것이 다루기 부담스러운 소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잊혀진 유괴아동들을 한번 돌아보자는 의미를 주고자 했다”며 영화의 기획의도를 덧붙였다.
우민호 감독의 데뷔작 ‘파괴된 사나이’는 유괴되어 죽은 줄 알았던 딸이 8년 후, ‘그 놈’과 함께 나타나고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필사의 사투를 그린 영화이다. 7월 블록버스터 극장가에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며 현재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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