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복귀' 이종욱, "수빈이 잘 한다는 말 많이 들었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7.21 08: 03

"나도 야구 좀 하는데…. 주변에서 수빈이 잘 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
야구 선수들에게 부상은 가장 큰 적이다. 자신의 운동 리듬을 망가뜨리고, 아파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사이 팀 동료 중 한 명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프로이기에 모든 선수들은 당연한 원리로 받아들인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종박' 이종욱(30)이 21일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다. 이종욱은 지난 10일 잠실 LG전에 출전해 1회 볼넷을 골라 1루에 나갔지만 2번 오재원의 타석 때 2루로 뛰는 스킵 동작을 한 뒤 1루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그런데 이종욱이 발목을 다친 사이 쇄골 부상에서 복귀한 정수빈(20)이 그의 포지션에서 맹활약했다. 정수빈은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3할2푼7리의 타율과 17안타 16득점 6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이종욱이 부상으로 1군에 없는 동안 정수빈이 공수에서 날아다닌 덕분에 두산은 삼성, 롯데, LG와 경기에서 3승2패로 선전했다. 정수빈은 전날 LG전에서도 4타석 3타수 1안타 2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정수빈의 맹활약에 이종욱도 조금은 긴장한 듯 싶었다. 이종욱은 "내가 재활을 하는 동안 주변에서 (정)수빈이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나도 야구 조금 하는데…"라는 말을 한 뒤 이내 "그러나 프로는 잘 하는 사람이 경기에 나가는 거다. 안 되는 사람이 노력하는 것이 프로"라고 말했다.
당초 이종욱이 부상에서 복귀하는데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할 듯 싶었으나 예상보다 일찍 1군에 복귀한다. 20일 잠실 LG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종욱은 "다행히 통증은 없다. 그러나 불안함은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은 20일 잠실 LG전에 앞서 1군에 선수단에 합류해 타격, 수비, 주루훈련까지 모두 소화했다. 이종욱은 "3일동안 집에서 아기 보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붓기를 빼고 지난 주말부터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20일에는 처음으로 수비 훈련도 마쳤다"고 밝혔다.
이종욱이 타격 훈련을 마치자 곁에 있던 신경식 타격 코치는 "부상 당하기 전 체력이 떨어져 있었는데 좋아진 모습"이라며 "힘이 올라왔다. 좋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타구도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신 코치의 칭찬에 이종욱도 웃음을 지었다.
훈련을 마치고 나온 이종욱은 "올 해는 안 다칠 줄 알았다. 페이스도 좋은 상태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종욱은 지난해 시즌 초에도 수비 도중 2루수 김재호와 충돌해 큰 부상을 당한 뒤 올스타전을 앞두고 복귀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력이 떨어지며 집중력도 떨어졌던 것 같다. 1위는 너무 멀리 떨어졌고 2위는 해야지 않겠냐. LG와 마지막 시리즈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이종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을 때 빈 자리를 정수빈이 잘 커버했다"고 칭찬한 뒤 "누가 주전이고 후보라고 말할 수 없다. 잘 하는 선수가 선발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종욱의 복귀와 더불어 최근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수빈과 타격 부진에 빠진 이성열의 컨디션에 따라 선수 기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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