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점 타격' 변신, 그리고 과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21 08: 55

안타 양산형 타격이 아닌 장타 작렬로의 변화가 성공을 거둘 것인가. '타격 기계' 김현수(22. 두산 베어스)에게 올 시즌은 또 하나 기로의 시기다.
 
김현수는 지난 20일 잠실 LG전서 8회 좌완 이상열을 상대로 5-5 동점을 이루는 우중월 투런을 작렬했다.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134km)를 힘껏 끌어 당겨 우중간의 펜스를 훌쩍 넘긴 홈런으로 시즌 16호(20일 현재).

 
경기 후 김현수는 "타격 밸런스를 놓고 코치님들과 상의를 많이 하고 있다. 좋아졌다고 말하기는 힘들고 계속 변화중"이라고 말한 뒤 "후반기에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고, 홈런도 많이 치고 싶다"고 밝혔다. 홈런은 때려냈으나 시즌 개막 전 느꼈던 고민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할5푼7리의 고타율을 자랑하던 때와는 타격이 미묘하게 바뀐 한 해다. 올 시즌 김현수의 성적은 87경기 2할9푼8리 16홈런 62타점에 장타율은 5할1푼1리다. 지난해 같은 경기 수 기준으로 김현수의 비율 스탯은 3할5푼2리에 장타율 5할9푼7리.
 
올해 성적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동안 올린 성적이 있기에 팬들과 선수 본인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 그동안 김현수는 양 팔을 몸에 조금 더 붙여 힘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다리를 들어올렸다 내리며 때려내는 중심이동 타격까지 구사하고자 노력했다. 양립하는 이론을 적절하게 병용한 타격으로 조금 더 거포다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선수 본인의 바람이 담겼다.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이던 2008시즌 자신이 머릿 속에 그려 넣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주저없이 휘두르던 김현수는 조금 더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맞추고자 노력 중이다. 이전에는 스윙 궤도에 일단 공을 맞추는 적극적인 '가로 스윙'을 자랑했다면 이제는 날아드는 공을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춰 자신의 힘을 더욱 집중시키는 데 주력하는 '점 타격'에 나서는 것.
 
그렇다고 김현수의 변화가 뜻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투수들은 슬라이더, 커브 등 정통 변화구가 아닌 싱킹 패스트볼, 투심 등 직구 변종 구질의 비율을 한결 높인 투구를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빠르면서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짧게 떨어지는 공을 던지기 때문에 공의 궤적을 미리 읽고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추는 점 타격이 더욱 어려워지는 시점이다.
 
또한 김현수는 올 시즌 우투 상대 3할6푼을 기록 중인데 반해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2할1푼3리로 이제까지 자신이 치른 시즌 중 가장 큰 편차를 기록 중이다. 시각적으로 자신의 시점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을 주는 왼손 투수의 공을 확실히 때려내고 있지는 못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배트 중심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휘두르던 2008시즌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
"어차피 모두 사람이 던지는 공을 공략하는 만큼 크게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웃어보인 김현수였으나 그동안의 변화상을 돌이켜보면 또 하나의 과도기임에 분명하다. 2008시즌 "직구와 실투를 적극적으로 때려내는 모습"이라며 자신의 타격을 설명하던 김현수는 이제는 높거나 몰렸다 싶은 변화구에도 힘을 다해 풀스윙에 나선다. 성적은 다소 하락했으나 자신이 원하는 앞으로의 변화상에 점점 다가서고 있음은 분명하다.
 
꼭 2년 전 이미 1차적으로 거포로의 변신을 예고하며 "2할8푼에 15홈런 정도가 시즌 1차 목표다. 다음 목표는 일단 그 기록을 달성한 후에 이야기할 것"이라며 고타율이 아닌 이상적인 밸런스를 갖추는 데 집중하던 김현수. 그 당시에 비해 훨씬 더 높아진 눈높이와 기대치 속에서 '목표 달성'을 노리는 김현수의 변화상은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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