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정수빈, 내년에 스타로 만들겠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7.22 07: 23

두산 베어스 김경문(51) 감독은 예상과 달리 특별한 애칭이 없다. 두산 관계자들도 김 감독의 이름 가운데 '문'을 따서 "달감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2004년 부임해 2006년부터 올 시즌까지 매년 스타급 선수들이 한 명 이상씩 튀어 나왔다. 2006년에는 이종욱과 고영민, 2007년에는 임태훈, 2008년에는 김현수, 2009년에는 홍상삼, 고창성, 이용찬이, 그리고 올 시즌에는 양의지와 이성열이 팀의 간판 선수로 자리매김을 했다.
물론 선수를 뽑은 스카우트팀부터 코치, 선수 본인의 노력여하도 중요하지만 선수 운영에 있어 최종 권한을 가진 김 감독의 능력도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그에게 '스타 제조기'라는 별명을 붙여도 될 듯 싶다.

'스타제조기' 김경문 감독이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수빈을 내년에 스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정수빈은 1군 무대에서 안타, 볼넷 하나씩만 해줘도 잘한 건데 전날 3타점이나 기록했다. 자질이 있는 선수"라고 추켜 세운 지 채 일주일도 안돼 또 다시 정수빈을 칭찬 했기에 그의 발언에 더 믿음이 간다.
김 감독이 스타로 키우겠다고 말한 정수빈은 2009년 2차 5번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초 중견수 이종욱이 쇄골 부상을 입었을 때 1군에 올라 85경기에 출전해 2할6푼4리의 타율과 61안타 47득점 13도루를 기록하며 발전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그래서 올 시즌 두산에도 빼어난 활약이 기대 됐지만 3월 6일 시범 경기 문학 SK전에서 쇄골 부상을 당해 지난 5월 30일이 돼서야 1군에 합류했다. 복귀 후 정수빈은 37경기에 출전해 3할1푼6리의 타율과 18안타 17득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정수빈의 활약 덕분에 지난 3일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10일 동안 빠져있던 이종욱의 빈자리를 잊게 했다.
보통 외야수라면 공격,수비, 그리고 주루까지 다 갖춰야 한다. 정수빈은 이제 약관 20살이지만 빼어난 배팅 컨트롤로 타격에 재능은 인정받고 있다. 수비에서도 20일과 21일 잠실 LG전에서 이틀 연속 다이빙 캐치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종욱보다 수비 범위가 더 넓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발도 빠르고 주루 센스도 있다. 그러나 파워와 어깨가 조금 약한 편이어서 '5툴 플레이어'가 되진 못한다.
현재 두산의 막강 외야 전력을 놓고 볼 때 정수빈이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좌익수는 김현수가, 중견수는 이종욱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주전 우익수 이성열이 최근 타격 부진에 빠져 21일 경기에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백업으로 '베테랑' 임재철도 있다. 그래서 김 감독은 "올 시즌에는 삼성과 플레이오프 순위 싸움이 치열한 만큼 정수빈에게 당장 많은 기회를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야구를 두산의 이미지와 맞게 '뚝심 야구'라고 칭한다. 한번 믿음이 가는 선수에게는 무한한 신뢰감을 통해 출전 기회를 제공한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부진하더라도 믿음을 갖고 지켜보며 기회를 줘야 한다. 경기 출전을 통해서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깨우쳐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1일 경기 후 '감독이 자신을 스타로 키우겠다'는 말을 들은 정수빈은 움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감독님께서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 주시는지 몰랐다"며 "더욱 더 열심히 해서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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