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팁박'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어릴적 영웅으로 익숙하지만 다소 낯선 이름, 윤정환(37, 사간도스 코치)은 누구일까.
박지성은 지난 21일 명지대 용인 자연캠퍼스 명진당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 유소년 축구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뒤 질의 응답 시간에 어릴 적 영웅을 묻는 질문에 2010 남아공월드컵서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었던 둥가(47) 감독과 함께 윤정환을 꼽았다.
"나와 비슷한 포지션에서 너무 잘했다. 우리나라 선수들과 다른 스타일로 경기를 펼쳤고,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윤정환을 선정한 이유. 이에 앞서 박지성은 지난해 7월 영국 더 타임스에 게재된 인터뷰에서도 존경하는 인물로 윤정환과 둥가를 꼽은 바 있다.

윤정환은 1990년대 중후반 꾀돌이라 불린 테크니션 미드필더. 1995년 유공에 입단해 부천, 성남, 전북을 거치며 K리그 203경기에서 44도움(20골)을 올렸다. 173cm, 68kg의 체격적 열세를 정교한 패싱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극복했다.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사랑을 받기도.
1994년 미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총 38경기에서 다수의 도움과 함께 3골을 뽑아냈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스코틀랜드와 평가전에서 안정환(다롄)과 함께 2골을 합작한 장면은 백미. 하지만 정작 본선 무대에서는 피지컬이 약하다는 약점 때문인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중용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윤정환은 1999년부터 3시즌 동안 일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한 경험을 반추해 2006년 사간 도스로 이적해 2년간 선수로 뛰고 은퇴를 선언한 뒤 현재는 수석코치를 역임하고 있다. 올 시즌 5위(8승4무5패)로 1999년 창단 이후 첫 1부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다.
parkrin@osen.co.kr
<사진> 지난 2008년 대한축구협회 창립 75주년 기념 한일 OB 올스타전을 위해 내한한 루이 라모스와 환담을 나누는 윤정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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