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사이에서 입버릇처럼 자주 반복되는 대사가 있다. “요즘 젊은 것들은”으로 시작하는 말들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내가 그 나이에는 안 그랬는데” 하며 작금의 세태를 비판하곤 한다.
세대가 다른 이들 간에는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반복된 일이자 만국 공통의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삼국시대 때 남겨진 한 유물에도 젊은 청년들의 몰상식함을 꾸짖는 글이 등장했다고 하니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이안 감독의 새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은 전설의 ‘우드스탁 페스티발’을 소재로 한 음악 영화다. 그러나 일반적인 범주의 음악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감독은 음악 페스티발 자체보다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합, 한 청년의 성장기를 그리는 데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월남전 참전에 대한 반전시위와 흑백 간의 인종 차별 등으로 시끄럽던 1969년 뉴욕 주 북부 화이트 레이크 마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은 시골 마을에 불과하던 이곳은 평범한 청년 엘리엇 타이버(디미트리 마틴)에 의해 미국 전역의 히피족들이 모여든 축제의 장으로 뒤바뀌었다.
타이버는 자신의 고향에 극적으로 ‘우드스탁 페스티발’을 유치하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모텔을 숙박지로 제공함으로써 수익까지 올린다. 이로 인해 이들 가족은 빚더미를 청산하는 동시에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우드스탁 페스티발’은 경제적 이익 외외도 다양한 영향을 줬다. 축제는 타이버 자신을, 그의 부모님을, 그가 살던 구닥다리 시골 마을을, 미국이라는 나라를 바꿔놓는 거대한 흐름이 됐다. 성난 베델 주민들은 물론이고 돈벌이 기회를 노리는 마피아와 규정만을 들먹이는 당국도 제어하지 못하는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알리는 선포였던 셈이다.
특히 축제를 통해 30만 명 이상의 히피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만의 문화를 마음껏 향유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비록 음향 시설이 형편없었고, 음식과 물도 턱없이 부족했으며 폭우가 쏟아져 행사장은 거대한 진흙뻘 같았지만 히피들은 이를 낭만으로 승화시켰다.
주인공의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이 히피 문화에 갖는 거부감과 화해는 이번 영화를 보는 감상 포인트다. 자유분방한 히피족들에 대해 마을의 한 어르신은 “아무렇지 않게 도적질하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라며 적개심을 드러냈고, 히피족들은 ‘반전 시위’와 ‘관심 없음’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이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제시되면서 기성세대와 히피족 간의 화해 가능성이 나왔다.
이에 더해 평범한 인생을 살던 타이버가 히피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변화하는 과정 역시 이안 감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부모님 말에 무조건 복종하던 타이버는 자아를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떠돌며 여행할 것을 결심한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처음으로 집을 떠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테이킹 우드스탁’은 이안 감독 특유의 사실적이고, 섬세한 연출력을 통해 당시 젊은 세대의 열정적인 음악과 자유로운 문화를 유쾌한 시선으로 재현해냈다. 이미 제62회 칸 영화제 경쟁작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는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성과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개최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는 평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연 장면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 지미 핸드릭스, 산타나, 조 카카 등 당대 최고 록 밴드의 공연을 보고 싶었던 관객들로서는 무척이나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안 감독이 만들어 낸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기적 같은 탄생 실화 ‘테이킹 우드스탁’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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