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한의원 한방 칼럼] 딱 이맘때쯤이면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본격적인 여름철’과 함께 ‘본격적인 장마’, ‘본격적인 휴가철’ 등등의 말이다. 뉴스를 보면서 내일 출근할 때 우산을 들고 가야 되나란 걱정을 하는 것 보니 본격적인 여름이 맞긴 맞다. 여기서 유심히 봐야 할 것은 바로 이맘때 뉴스 일기 예보에 등장하는 불쾌지수다.
여름철 습하고 더운 외부적 환경 요인 때문에 평소 보다 더 짜증이 밀려오는 불쾌지수를 나는 유심히 지켜본다. 별일 아닌 것 같아도 평소 때 웃고 넘어갈 것을 괜시리 짜증이 밀려와 혹시 주변 사람들에게 실수하지는 하지 않는지 스스로 고민해 볼 때가 많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매우’ 짜증이 나는 요즘 고약한 입냄새를 정면에서 맡게 될 때의 기분은 어떨까? ‘안 봐도 정답’이라는 말은 아마 이럴 때 쓰이는 말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원하게 진행되지 않는 업무 때문에 답답함이 가득,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괜히 부하 직원이 미워지는게 직장 상사들의 ‘기상도’다. 그런데, 보고 문건을 들고 와 대면 보고를 하는 내내 고약하다 못해 역한 입냄새를 계속 풍기면 그 냄새를 직접 맡아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까? 널찍한 회의 공간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그만 미팅룸에서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는 동안 입냄새만큼 고역도 없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여기에 더해 보고 받는 양반이 방금 전 바로 윗사람에게 신나게 깨진 상황이고, 날씨도 후덥지근한데다 습기까지 더해 그야말로 불쾌지수 수은주가 하늘 끝까지 올라간 상황이라면? 보고 내용은 둘째 치고 평소에 이 부하직원들 막아주려다 혹은 보고 문건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10번 보고 들어가 10번 깨지는 진기록을 회사 최초로 수립한 무능한 관리자란 생각까지 찾아오는데, 오늘은 고약한 입냄새까지 풍기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100이면 100 열심히 깨지고 평소 듣지 않던 말까지 듣게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누군가는 이럴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먹고 그 자리까지 진급했으면 이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지 않냐고? 하지만 직장 상사들이 성인(聖人)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여름철 불쾌지수가 높을수록 준비해야 할 것이 참 많다. 어떤 책에서 보니 직장인들의 처세술 중 하나로 상사에게 향기로움을 전달하는 것을 들고 있었다. 그 향기로움. 자주 만나 일해야 하니 바로 입냄새부터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닐까?
[글 :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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