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 도전하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가수의 경우, 규모가 큰 공연의 주연급으로 캐스팅 돼 전방위로 활약하고 있는 추세다.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들은 바다와 옥주현을 꼽을 수 있다. 각각 원조 걸그룹 SES, 핑클의 리드보컬이었던 두 사람은 뛰어난 보컬 능력과 댄스 실력을 바탕으로 뮤지컬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세계적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바다-옥주현이 1세대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라 한다면 2세대에 해당하는 이들은 훨씬 많아졌고 또 어려졌다. 동방신기, 빅뱅 같은 최고의 아이돌 그룹부터 유키스, FT아일랜드 등 비교적 신인이라 할 수 있는 그룹 멤버들까지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에 속속 도전하고 있다.

동방신기의 시아준수는 첫 뮤지컬 ‘모차르트’로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그룹 멤버 유노윤호 역시 뮤지컬 ‘궁’에서 주연을 맡았다. 빅뱅의 대성, 승리는 2008년부터 각각 뮤지컬 ‘캣츠’, ‘소나기’에 출연했고, 함께 뮤지컬 ‘샤우팅’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SS501 박정민 역시 ‘그리스’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가수 아이비가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여주인공으로 나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돌 스타 및 가수들의 뮤지컬 출연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본인은 물론이고 제작사와 팬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아이돌 스타-새로운 가능성 열린다
먼저 스타 본인에게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사실상 아이돌 그룹은 다른 직업보다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다. 10대나 20대를 공략하는 아이돌 그룹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로 그룹 활동에 제약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각 그룹의 멤버들은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나름의 경쟁력을 쌓기 위해 개별 활동에 치중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뮤지컬 배우와 가수가 결국은 같은 재능을 뽐내는 일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뮤지컬 또한 노래와 춤을 활용해 관객과 소통하는 작업이다. 가수로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동시에 커리어도 쌓을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잘만 한다면 연기자로서의 변신도 고려할 수 있다.
제작사-흥행과 홍보 저절로 된다
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출연은 제작사 입장에서도 여러 효과와 실익을 거둘 수 있다. 홍보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될뿐더러 고정 관객이 확보되기에 일정 정도 흥행이 보장된다. 또 스타의 팬들을 새로운 관객으로 흡수할 수 있어 뮤지컬 업계 전체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인기 그룹 멤버가 출연하는 경우, 그의 티켓 파워로 제작사가 엄청난 흥행 수익을 얻기도 한다. 동방신기 시아준수가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뮤지컬 ‘모짜르트’는 1월 출연분 6000석이 눈 깜짝할 사이에 팔렸고 2월 공연 티켓 2만5000여장도 2시간 만에 매진됐다. 공연 당일에는 공연장 입구에 암표상까지 등장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팬-보다 가까이서 다양한 스타의 모습 본다
팬들 역시 이러한 뮤지컬 공연을 통해 좋아하는 스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텔레비전에서만 봐왔던 스타의 노래 및 댄스 실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스타와 만날 수 있어 팬들은 이러한 도전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멀게만 느껴졌던 뮤지컬 공연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팬 입장에서는 스타 덕분에 문화적인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공연 문화에 익숙지 않았던 이들이 새로운 문화 코드를 접하면서 새로운 즐길거리를 향유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도전에 대해 “순수예술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도전이 계속되는 것은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에 진출해 성공적인 전례를 많이 남기길 바란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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