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전반기를 되돌아보면 이대호(28, 롯데 내야수)와 류현진(23, 한화 투수)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정교함과 파괴력을 겸비한 이대호는 올 시즌 타격(.359), 홈런(28), 최다 안타(121), 장타율(.632)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2006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 3관왕) 달성 가능성도 높다. 4년 전 괴물 돌풍을 일으킨 류현진 또한 방어율(1.57), 다승(13), 탈삼진(147)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투구를 감상한다"는 성준 한화 투수 코치의 표현처럼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대호, 생애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 도전
"던질 곳이 없다"는 상대 투수들의 푸념처럼 이대호는 약점을 찾기 힘들다. 큰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연성과 하체 활용 능력이 탁월해 구종과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로 연결시킨다. 타고난 힘 또한 뛰어나 그의 방망이에 걸리면 모두 담장을 넘어간다. 기술적인 변화보다 결혼 후 심리적인 안정과 동료 타자들의 도움 속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게 이대호의 맹타 비결.

지난해 12월 26일 신혜정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이대호는 "결혼한 뒤 심리적인 안정과 책임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홍성흔, 카림 가르시아 등 동료 타자들의 도움 속에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에서 벗어났다. 특히 올 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인 홍성흔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C-K포' 최희섭과 김상현같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대호는 2006년 역대 두 번째 타격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됐지만 30홈런과 100타점을 달성하지 못해 다소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40홈런 120타점도 어렵지 않다. 3루수 황재균의 이적 속에 1루수로 복귀, 수비 부담까지 줄어 그의 방망이는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 4년 만에 '괴물 돌풍' 재현 기대
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승리를 예감한다. 류현진은 8개 구단에서 가장 껄끄러운 투수로 꼽힌다. '더 이상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딱이다. 150km 안팎의 빠른 직구 뿐만 아니라 완벽한 컨트롤과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30대 후반 베테랑 투수 못지 않은 노련함은 그의 최대 무기. 게다가 올 시즌 5차례 완투승을 따낼 만큼 이닝이터의 면모도 갖췄다.
류현진은 21일 대전 롯데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과시했다. 1-0으로 앞선 9회 1사 1,3루 실점 위기에 처했지만 홍성흔과 이대호를 각각 2루수 플라이, 삼진 아웃으로 제압하며 올 시즌 세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특히 이대호와의 대결에서 과감한 승부를 펼치며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올 시즌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역시 류현진'이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뽐내는 류현진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2006년 18승)과 최다 탈삼진(2007년 195개)까지 갈아 치울 태세. 다수의 야구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2006년에 보여줬던 괴물 돌풍을 넘어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상없이 현재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결코 어렵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류현진이기에 가능하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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