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거품인가 보석일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7.23 15: 46

현재 연예계에서 행보가 주목되는 젊은 스타들 중 한 명은 박재범이다. 아이돌 출신으로서,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불릴 만한 일을 겪은 후 다시 날개를 펼치고 있는 재범은 작은 행보 하나 하나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기그룹 2PM의 전 멤버인 재범은 사실 활동한 지 1년여 밖에 안 되는 신인이다. 그가 받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기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쏟아지는 관심과 치솟은 몸값. 과연 재범은 거품일까 보석일까. 단순한 이슈성 스타일까 다듬을 수록 빛이 날 원석일까.
지난 해 9월, 한국인 비하 발언과 밝힐 수 없는 사생활 문제란 이유로 2PM에서 공식 탈퇴한 재범은 미국 시애틀로 돌아간 지 5개월 만에 국내 컴백, 새 연예기획사에 둥지를 틀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2PM이 소속된 JYP에서 '거부'당한 재범이 새롭게 둥지를 튼 연예기획사는 싸이더스HQ(iHQ). 장혁, 조인성, 차태현, 한예슬, 김수로 등이 소속돼 있고, 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한 회사로 가요 보다는 연기 쪽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싸이더스 HQ에서 재범은 여느 아이돌 출신 스타들이 그렇듯,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새 둥지를 튼 재범은 곧바로 출격 개시한다. 솔로앨범 '믿어줄래'의 첫 무대를 다음 달 6일과 7일 이틀간 강원도 양양군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써머 위크앤티 2010 바닷가 페스티벌에서 선보아며 오는 8월 말에는 서울 팬미팅을 시작으로 아시아 8개국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범이 가수로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2PM에서도 눈에 띄는 멤버였고, 무대 장악력이나 카리스마도 상당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8할이 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박재범'이라는 말은, 단순한 인기가수 재범이 아니라 물의를 일으켜 그룹에서 탈퇴했지만, 다시 한국에 돌아 와 화려한 컴백을 하고 활동을 재개하는 재범을 말한다. 그 뒤에는 열렬하고도 영리하게 그를 지지하는 수많은 팬들이 있었다.
재범 사태를 통해 팬덤의 힘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꼈다는 이들도 많다. 2PM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던 20~30대 사람들도 재범이 미국으로 떠날 때 "돌아오라"며 소리지른 팬들을 보며, 재범의 인기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재범이 돌아왔을 때에는 팬덤의 영향력에 대해 느끼게 됐다.
그가 탈퇴하고 선보인 '믿어줄래'음반은 이틀만에 2만5천여 장을 판매하며 단숨에 연간판매 9위에 올라섰다. 또 다음달 28일 열리는 첫 팬미팅 티켓은 20분 만에 매진됐다. 이는 재범의 역량도 있지만, 가수 재범을 지지하는 팬들의 힘이다.
하지만 팬들만 믿고 가기에는 부족하다. 사실 JYP와 2PM이 그가 스타로 성장하는 데 한 몫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아이돌 스타를 배출해 낸 JYP가 박재범을 어느 정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싸이더스 HQ가 얼만큼 가수 재범을 서포팅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재범이 싸이더스HQ에서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은, 그가 연기도 병행할 것임을 알려준다. 재범은 한미합작영화 '하이프네이션'의 주인공으로 돌아온다. 극중 비보이 역할로 연기를 펼치게 된다. 장혁이 출연하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출연 여부도 조만간 확정 지을 전망이다.
재범의 연기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예계에서 반신반의하는 입장이 많다. 싸이더스 HQ와 계약을 맺기 전 국내의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연예기획사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 수십군데의 회사가 재범과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쪽이 아닌 연기자 회사들도 그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사실은, 재범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말도 되지만, 그의 스타성으로 어떻게든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도 있다. 연기는 커녕 아직 한국말도 완벽하지 않은 재범이다.
실제로 한 연예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재범이 연기자로서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연기 트레이닝을 시키고, 데뷔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폭이나 수명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상당한 집중을 받는 이미 만들어진 스타란 점, 그에 따라 CF나 프로모션 등에서 가치가 상당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또'사생활 문제'라고 알려진 이유로 한국을 떠나야만 했던 재범이기에 이슈성 스타라는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닐 수도 있다. 팬들의 지지대 위에 쌓은 스타성을 딛고 진정한 엔터테이너로 거듭나려면 그는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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