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김태균, "대결 상대는 오직 일본 선수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7.25 13: 00

"저희끼리 맞대결에는 관심없어요".
처음으로 출전한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당당하게 홈런 더비 정상에 오른 김태균(28, 지바 롯데)의 말이다.
김태균과 임창용(34, 야쿠르트)이 지난 23일과 24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과 니가타 하드오프 에코스타디움에서 각각 치러진 일본 올스타 1~2차전을 마친 후 후반기 대도약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올스타전은 김태균에게 있어 훌륭한 약이 됐다.
김태균은 전반기 막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길어 2~3개 이상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퍼시픽리그 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투수와는 달리 매일 경기에 나서야 하는 야수라는 점에서 숨 고를 틈이 없었다.
덩달아 타격 밸런스도 완전히 무너졌다. 교류전 후 팀 성적이 좋지 않자 4번타자로서 '내가 해결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강해졌다. 이는 시즌 초반에는 정면보다 더 많은 유인구 승부를 펼친 상대 볼배합과 맞물려 더욱 악화됐다. 풀카운트에서도 원바운드성 포크볼을 던질 정도. 하지만 심신이 지친 김태균의 방망이를 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
그래서 김태균에게 올스타전은 '독'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태균의 말대로 "너무 진지해서 재미가 없는' 올스타가 호재로 작용했다. 최악의 컨디션에서 홈런 더비에 나간 탓에 정신을 집중하고 더 가다듬어야 했다. 1차전에서 어느 정도 타격 밸런스를 찾은 김태균은 2차전에서 홈런왕에 오르면서 후반기 실마리를 찾았다.
김태균은 "홈런도 정확히 맞히고 밸런스가 잡혀야 나오는 것"이라며 "경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홈런 더비를 통해 잃었던 감을 찾은 것 같다. 타격 밸런스가 올라 온 느낌"이라고 밝게 웃었다.
하지만 임창용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여기서 얼마 없는 한국 선수와 맞대결을 왜 시키려 하냐"고 살짝 눈을 흘기면서 "맞대결은 일본 선수와 해야지 한국 선수끼리 하는 것이 아니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웃었다.
이제 3년차가 된 임창용에게도 이번 올스타전은 또 한 번 수호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다. 작년 팬투표, 올해는 감독 추천으로 2년 연속 올스타가 됐고 2년 연속 센트럴리그 대표 마무리로 등판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1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던 임창용은 2차전에 9회 센트럴리그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제 임무를 확실하게 끝냈다. 1사 후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에게 2루타를 맞긴 했지만 이후 두 타자를 공 2개로 범타로 유도해냈다.
임창용에게 이번 올스타전은 올 시즌을 마치고 소속팀 야쿠르트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또 한 번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3년 연속 2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몸값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팀까지 가세할 경우 임창용으로서는 초대박까지 노려볼 만 하다.
스스로도 "전반기는 좋았고 점점 좋아지고 있어 후반기에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하지만 김태균과의 맞대결에 대한 생각은 김태균과 마찬가지였다. "김태균과의 맞대결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는 임창용은 "전반기 막판에 힘들었던 태균이었던 만큼 좀더 많은 휴식을 취하고 후반기에 들어가면 되는 것"이라고 후배 김태균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이어 "나도 태균이도 후반기에 좀더 잘해 시즌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둘이서의 맞대결은 무의미하다"고 또 한 번 강조했다.
일본에서도 정상급으로 우뚝 선 타자와 투수는 힘겨운 일본 무대를 헤집고 나가야 하는 만큼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김태균과 임창용은 나란히 오는 27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김태균은 퍼시픽리그 1위 세이부의 투수들과 맞대결을 위해 원정길에 오른다. 임창용은 안방에서 히로시마 타자들을 대비한다. 한국 대표 타자와 투수가 일본인 선수들을 상대로 펼치는 시즌 두 번째 라운드가 곧 막을 올린다.
letmeout@osen.co.kr
<사진>니가타=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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