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실입니다. 저는 KBO로 돌아가는 중이에요. 종류의 메시지에 대해 감사합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
번역기를 통해 한국어로 트위터에 자신의 한국 생활을 기재하던 외국인 투수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번역기를 이용했다. 좌완 크리스 니코스키(37. 넥센 히어로즈)가 소속을 달리해 9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넥센은 지난 24일 외국인 주포 덕 클락을 웨이버 공시하고 니코스키를 영입했음을 알렸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클락을 조건없이 포기하는 대신 니코스키를 데려온 것. 지난 6월 니코스키가 내한했을 때 테스트를 치렀던 넥센. 넥센은 이미 지난 22일 황재균(롯데)을 주고 내야수 유망주 김민성과 우완 김수화를 받는 트레이드를 통해 올 시즌 만이 아닌 다음 시즌을 바라본다는 움직임을 암시했고 뒤이어 니코스키와도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2008시즌 소프트뱅크에서 뛰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뒤 SK 유니폼을 입었으나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으로 인해 김성근 감독의 믿음을 사지 못했던 니코스키는 SK에서의 웨이버 공시 당시 동양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은 채 일본 여행에 열중했다. 그 과정에서 두산에서의 영입 요청에 다시 한국 무대를 밟았고 이후 그는 '친한파' 선수가 되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12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성적은 4승 6패 평균 자책점 3.47.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미세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 못해 재계약이 불발되었으나 선수단 내 신임도는 높았다.
그를 2군에서 지켜봤던 박종훈 현 LG 감독은 "야구에 대한 진지함을 갖췄다. 신사라는 말이 어울린 좋은 사람"이라며 칭찬했고 두산 선수들도 니코스키에 대해 '점잖은 동료'라는 평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 본인 또한 재계약 불발 사유를 듣고 "연봉 보장 계약은 상관없다. 퇴출 시 연봉을 지급받지 않는 스플릿 계약이라도 괜찮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
고향에서 무적 상태로 어깨 근력 강화 등에 집중하는 동시에 시즌 초 외국인 선수들의 퇴출 루머에 귀를 기울이던 니코스키는 6월 중순 한국 땅을 밟아 두산 2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하며 임창용-이혜천의 소속팀인 야쿠르트 입단을 타진하기도 했다. 일본 무대에서는 외국인 투수가 원포인트 릴리프로 기용되는 경우가 있었기에 야쿠르트 입단도 기다렸으나 수포로 돌아간 후 넥센의 부름에 한국 무대 복귀를 결정한 것.
그동안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이던 니코스키는 넥센 입단에 대한 팬들의 질문에 번역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음을 밝혔다. "한국 팬들이 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니코스키의 바람이 드디어 현실화 된 것.
꼭 1년 전 "보직이 확정적이지 않던 SK에서는 은퇴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두산 합류 후 선발로 뛰면서 다시 야구에 대한 재미를 깨닫게 되었다"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니코스키. 새 소속팀에서도 선발 한 축을 맡게 될 그가 선수생활의 말엽을 순조롭게 장식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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