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가을잔치에서는 주인공 중 한 팀이었던 LG 트윈스. 어느덧 세월은 8년이 흘렀다. LG가 2002년 이후 8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힘찬 재시동을 걸었다.
LG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 3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전반기 91경기에서 40승1무50패를 기록하며 SK, 삼성, 두산, 롯데에 이어 5위로 마감했다.
LG는 전반기에서 '빅5'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공격력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고전하는 선발투수진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다행히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안정이 선발의 약점을 보완했다.

덕분에 LG는 7년연속 하위권에 머물다 전반기 롯데와 2경기 반 차이로 5위에 올랐다. 후반기 대반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4강을 위해서는 5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선발 투수진 안정이 필수
LG는 올 시즌 '봉중근-심수창-곤잘레스-박명환-김광삼'으로 선발진을 시작했다. '에이스' 봉중근만이 20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선발투수로서 기준이 되는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는 14번 기록했다.
그러나 봉중근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진의 부진은 심각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투수 곤잘레스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한국무대를 떠났다. 곤잘레스를 대신해 한국에 온 더마트레는 4승4패 평균자책점 7.60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퇴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2선발로 시즌을 출발했던 심수창도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퓨처스(2군)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김광삼(4승4패)과 박명환(4승6패)이 6월까지 비교적 잘 던졌으나 선발투수로 풀타임 컴백 후 체력저하에 따른 구위 하락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좌완' 서승화도 8차례 선발 기회가 주어졌지만 1승4패 평균자책점 7.06으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봉중근, 더마트레, 김광삼, 강철민, 심수창, 이범준, 한희, 서승화 등이 상황에 따라서 선발 및 롱릴리프를 돌아가며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심수창, 이범준, 한희의 구위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요소다.
"선발 투수진이 잘 던져서 계산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한 LG 박종훈 감독. 박 감독은 "투수들이 1회에만 30개씩 던지고 3회 이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5회 이상은 던져 야수들에게도 힘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5'의 진면목을 보여달라
올 시즌 개막 전 LG의 가장 큰 무기는 '빅5' 박용택, '큰'이병규, 이진영, 이대형, 이택근이었다. 그러나 전반기를 마치고 박종훈 감독은 "내가 간과했던 요소 중 하나가 '빅5'다. 빅5의 모습과 명성을 그대로 인정했다는 부분이 나의 잘못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전반기에서 '빅5'를 선발로 출장시켜 승리를 거둔 경기가 10승도 되지 않는다. 박 감독의 말처럼 선수들을 인정만 했지 이들을 사용하기 위해 잘 준비시키지 못했다.
이택근은 지난 겨울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이진영은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는 점, 일본에서 복귀한 이병규는 한국야구 재적응에 따른 컨디션 저하, 박용택 슬럼프까지 모든 부분을 다 대비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지난해 '타격왕' 박용택은 전반기 67경기에 출전해 2할6푼의 타율과 58안타 4홈런 23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큰'이병규는 86경기에 출전해 2할8푼6리의 타율과 88안타 6홈런 44타점, 이진영은 75경기 3할4푼5리의 타율과 95안타 7홈런 38타점, 이택근도 50경기 2할4푼4리 43안타 21타점에 그쳤다.
그나마 '슈퍼소닉' 이대형이 90경기를 뛰며 108안타 2할 9푼3리 40도루을 기록했다. 덕분에 웨스턴리그(서군)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박 감독은 "조금만 더 준비했다면 더 좋은 결과로 빅5를 사용했을 것이고, 그만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말 속에 짙은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과연 LG는 후반기 선발투수들과 '빅5'가 제대로 된 활약만 펼쳐준다면 8년만에 4강에 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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