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성장 동력을 만든 2009-2010시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07.26 10: 11

팽팽한 흐름이 끊이지 않다 드디어 대규모 교전이 붙었다. 얼핏 지켜보기만 해도 병력의 숫자나 질적인 면에서 박세정의 우세가 한 번에 보였다. 보기에도 김택용의 병력을 끌어들여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스톰 샤워를 던질 태세.
 
그러나 양상은 정반대였다. 대기하고 있던 중규모 부대는 힘없이 각개 격파 당했고 오히려 박세정의 하이템플러는 김택용의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 스톰 세레를 맞고 녹아버렸다. 위메이드의 2009-2010시즌이 공식적으로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K텔레콤에 3-4로 패함으로써 위메이드는 시즌을 마쳤다. 페넌트레이스를 5위로 통과한 뒤 가진 창단 첫 번째 포스트시즌 두 번째 관문에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하지만 위메이드의 2009-2010시즌은 결코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미래의 성공을 향한 좋은 참고서가 될 수도 있다.
▲ 기막힌 신구조화와 세대교체
위메이드는 원래 테란 라인과 저그 라인이 강했던 팀. 전신인 팬택시절만 해도 테란과 저그로 인해 고생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2007년 위메이드로 창단 이후 테란과 저그 라인이 무너지면서 출발부터 삐거거렸다.
테란 라인의 간판인 이윤열이 부진했고, 저그 라인의 핵이었던 심소명 박영훈 임동혁 등이 팀을 나가면서 일순간에 팀 전력이 와해됐다. 다행히 저그라인은 신노열과 이영한을 발굴하면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았지만 테란 진영은 박성균 홀로이 고군부투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다가 프로토스 축도 고참급인 손영훈이 이탈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박세정이 2008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2008-2009시즌에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큰 믿음을 주지 못했다.
2009-2010시즌 위메이드 진영은 완벽하게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한물 갔다'는 전상욱을 영입했지만 '명품 엔진'의 찬사를 끌어내며 부활했고, 전태양이라는 걸출한 인재를 정상 궤도에 올려 놓으며 라인업의 무게감을 다르게 했다. 여기다가 이윤열의 부활은 위메이드의 전력 자체를 한 계단 이상 부활시켰다.
그야말로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라인업이다. 베테랑인 이윤열 전상욱 박성균과 박세정 신노열 이영한 전태양 등 젊은 피가 절묘한 하모니를 연출하며 4라운드 이후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 지나치게 두터운 테란 라인
위메이드의 포스트시즌을 돌아보면 테란 라인의 경기력에서 승패가 엇갈린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력인 전태양과 박성균이 동시에 부진하면서 승패의 명암을 만들었다. 전상욱까지 무너진 준PO 1차전은 1-4의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항상 승리의 길로 갈 수는 없지만 두터운 테란라인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셈이었다. 심각하게 프로토스나 저그 라인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는 선수의 영입이 필요하다. 임시변통을 위한 '땜방'이 아닌 즉시 전력보강과 유망주의 성장 두 가지의 효과를 누리는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저그 듀오는 문제가 없지만 박세정 홀로 분전하고 있는 프로토스 라인은 분명 불안요소 중 하나였다.
▲ 김양중 감독의 복안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 두번째 관문서 아쉽게 행보를 접어야 했지만 김 감독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미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었다.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는 오히려 좋은 약이 된 셈이었다.
김양중 감독은 "다각적으로 보강안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사무국과 협의해서 필요하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차기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3년을 돌아볼 때 2009-2010시즌 위메이드는 분명 강해졌다. 그러나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모순일 수 있지만 적당한 고난과 좌절이 겪었다고 할 수 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아픔이 차기 시즌 위메이드의 성공의 보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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