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2위(55승 37패 1무)로 전반기를 마친 삼성 라이온즈. 주축 선수들의 잇딴 부상 속에서 위기에 처했지만 조동찬, 이영욱, 오정복, 차우찬 등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25일 후반기 첫 훈련이 열린 대구구장에서 만난 선동렬 삼성 감독은 "남은 40경기 가운데 25승을 거두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선 감독은 '안방마님' 진갑용 뿐만 아니라 조동찬, 차우찬, 이영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진갑용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며 잘 해주고 있다. 진갑용의 체력 안배 뿐만 아니라 이정식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동찬과 차우찬은 예전부터 많이 기대했던 선수"라고 밝힌 선 감독은 "조동찬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 명단에서 제외된 뒤 독하게 마음 먹은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차우찬은 올 시즌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은 뒤 자신감이 커져 자신있게 제 공을 던진다"며 "이영욱 역시 기대했던 것보다 잘해줬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좋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거북이 군단의 이미지가 강했던 삼성은 신명철, 조동찬, 이영욱, 김상수 등 빠른 타자들의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 속에 뛰는 야구를 선보이며 올 시즌 팀도루 2위(109개)를 기록 중이다. 선 감독 역시 "팀이 많이 빨라졌다. 그동안 안타를 때려 점수를 뽑았지만 지금은 빠른 발을 통해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팀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후반기에 기대하는 선수를 묻자 선 감독은 "그런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고 껄껄 웃은 뒤 "윤성환은 이번주 2군 등판에 나설 예정인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윤성환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 몫을 해주면 낫다. 올 시즌 1선발로 생각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게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장원삼은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장원삼과 차우찬이 실질적인 원투 펀치"라며 "그러나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등 3인방이 전반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3인방의 분발을 강조했다.
'필승계투조' 정현욱, 안지만, 권혁에 대한 평가도 빼놓지 않았다. "일주일에 3번 등판을 지켜주려고 한다"는 선 감독은 "안지만은 괜찮는데 정현욱의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 내가 볼땐 지금 가장 안 좋다. 권혁은 그나마 낫다. 3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은 올 시즌 5회 리드시 승률 100%. 그러나 선 감독은 승률 100% 유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 언젠가 깨지지 않겠냐는게 그의 생각. 선 감독은 "지금껏 해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깨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선 감독은 "SK만 1위를 확정했을 뿐 치열한 4강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두산이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야수 뿐만 아니라 선발진도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바람은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우승은 쉽지 않다. 어린 선수들이 지금보다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실력이 부족한데 우승에 대한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올 시즌에는 4강에 가서 어린 선수들이 단기전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경험없는 선수들은 큰 경기를 해보면 달라진다. 그런 경험을 통해 더욱 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