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상 심판, "한국, 남아공 WC서 가장 페어플레이"
OSEN 박린 기자
발행 2010.07.26 15: 39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판관으로 나선 정해상(39) 심판이 26일 축구회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꿈의 무대에 참가한 소회를 밝혔다. 정 심판은 이 자리서 한국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가장 페어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 남자 최우수 심판인 정 심판은 남아공월드컵 90명의 심판 중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참가했다.
정 심판은 조별리그 우루과이-프랑스, 파라과이-뉴질랜드전, 스페인-온두라스전을 비롯해 8강 네덜란드-브라질전에 부심으로 나섰다. 특히 네덜란드-브라질전에서 전반 7분 호비뉴의 골에 대해 단호히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는 등 정확한 판정으로 호평을 받았다.

정 심판은 "모든 심판들에게 국제 심판으로 월드컵 무대에 서보는 것은 소원일 것 같다. 꿈의 무대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비교적 실수 없이 8강전까지 마쳤다. 축구협회, 프로연맹, 가족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심판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페어플레이를 한 팀에 대해 묻자 "한국이 가장 페어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회 전 일본과 평가전에서 위험한 태클이 몇 번 나와 걱정을 했다"고 운을 뗀 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한국의 경기가 끝난 뒤 식사 자리에서 휘슬을 분 심판들을 찾아가 말을 걸었다. 모두가 선수들이 예의 바르고 착하며 경고는 적고 퇴장과 거친 태클 없이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비록 페어플레이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스페인과 함께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브라질전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해 정 심판은 "호비뉴 슈팅 전에 13번(다니엘 알베스)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부부젤라 소리 때문에 듣지 못하고 슈팅을 연결한 것 같다"며 "16강전서 결정적 오심으로 FIFA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미세한 오프사이드를 잘 잡았다고 공개적으로 칭찬과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남아공월드컵 때 판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 "심판들은 각국을 대표해서 왔기 때문에 편파 판정은 없었다. 단 엄청난 압박감이 작용해 하지 않아도 될 실수를 한 것 같다"며 "하지만 FIFA는 96%가 정확했고 지난 대회보다 무난했다고 발표했다. 잉글랜드-독일전 프랑크 람파드슛, 아르헨티나-멕시코전 카를로스 테베스 슛, 브라질-코트디부아르전 파비아누의 슛, 미국-슬로베니아전의 랜든 도노번 슛 등 4차례를 제외하고는 무난했다고 본다. 방송 장비가 발달했고 심판들의 실수가 크게 부각돼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정 심판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다음 월드컵  때 6심제와 골라인 판독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질문에 "남아공월드컵 참가한 심판들은 최대 40여 일 현지에 머물면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식사 시간에는 말도 없이 침체된 분위기였다. 현지에서 블래터 회장이 우리에게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심판 신용도를 높일 수 있다면 좋다고 본다"고 긍정의 답변을 내놓았다.
월드컵 이후 변화한 점에 대해 "월드컵에 다녀온 후 울산-성남전 부심을 맡았는데 감독님들과 선수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경기 막판 노병준의 오프사이드 골도 전혀 항의하지 않고 수긍했다. 믿음을 받는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인정 받는 것이 목표였는데 좋은 결과물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심판은 향후 제 2의 정해상이 나오기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단지 주어진 임무를 소화하고 실수 없이 하려 했을뿐이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 심판국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정몽준 전 회장님도 지원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parkr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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