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와 만난 야구인 A씨는 "마흔을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 생활을 하는 선수는 칭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던 A씨는 "어릴 적 자신이 응원했던 선수를 나이가 들어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며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그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는 뜻이다. 그 선수가 잘 하든 못 하든 그라운드에 서 있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베테랑 선수들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41, 삼성)이 지난 26일 올 시즌이 끝나면 현역 생활을 마감하겠다고 선언했다. 양준혁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게 자신과 팀을 위한 길"이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그는 27일부터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며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
1993년 삼성에 입단한 양준혁은 해태와 LG를 거치며 통산 2131경기에 출장, 타율 3할1푼6리 2318안타 1389타점 1299득점 193도루로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때마다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가 수립될 만큼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뜻하지 않은 이적 속에 1999년부터 3년간 고향을 떠났지만 '내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른다'고 말할 만큼 삼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02년 우여곡절 끝에 고향팀에 복귀한 그는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노력을 통해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조기 퇴직 폭풍 속에 고개를 떨궜던 40대 가장들은 양준혁을 보며 힘을 얻었고 팬들은 '양신'이라고 부르며 그를 향해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 부었다.
개인 통산 2500안타, 1300득점 등 다양한 신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현역 은퇴를 결심한 양준혁. 아쉬움도 적지 않지만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모습 만으로도 박수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그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영원한 양신'으로 기억될 듯 하다. 제2의 야구 인생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은 그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대한다. 물론 '인륜지대사'로 불리는 결혼도 빼놓을 수 없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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