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진정한 맛은 에이스급 투수들이 등판해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팽팽한 투수전이다. LG 트윈스 '봉타나' 봉중근이 SK 와이번스 '괴물' 김광현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팀을 5연패의 늪에서 건져냈다.
LG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후반기 첫 경기 SK전에서 '만년유망주' 박경수의 결승타와 박용택의 2타점 쐐기타에 힘입어 4-0으로 물리쳤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KIA에 5-7로 패해 4위 롯데와 5위 LG는 1경기 반차로 좁혀졌다. SK는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 양팀은 에이스 봉중근과 김광현이 등판해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그러나 팽팽한 투수전의 균형은 6회에 깨졌다.

LG는 6회말 SK 선발 김광현 공략에 성공하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1사 후 정성훈의 볼넷과 박병호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8번 박경수가 좌월 1타점 2루타를 날려 한 점을 선취했다. 이어 권용관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주장' 박용택이 2사 2,3루에서 구원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초구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끌어 당겨 2타점 중전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결승타를 친 박경수는 "초구 슬라이더를 노렸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 쳤다. 2구째 직구를 노렸는데 또 다시 타이밍이 늦어 스트라이크를 흘려 보냈다. 2스트라이크 이전에 친다는 생각이었는데 이후 타겟을 넓게 잡고 친 공이 운 좋게 안타가 됐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LG는 8회말 1사 후 박병호가 가득염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나간 뒤 박경수가 바뀐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4-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SK는 8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골라 득점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4회 최정, 6회 모창민, 그리고 7회 박경완까지 병살타를 쳐 득점에 실패했다.
LG 선발 봉중근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7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즌 9승(6패)째를 챙겼다. 경기 후 봉중근은 "정말 값진 승리였다. 나에게는 1승이지만 팀에게는 큰 승리였다. SK전이었기에 경기 전 전력분석을 할 때 심각하게 집중했다. 몸도 미리 더 많이 풀었던 것이 볼 끝이 더 좋았던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이날 직구-커브-체인지업의 비율을 5:2:3으로 하며 SK 타자들의 배트를 무디게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커브와 체인지업은 20km 구속차로 완급조절에 성공하며 SK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조인성도 경기 후 "오늘 공 끝에 힘이 있어서 직구 승부를 많이 했다. 그리고 너클 커브 대신 체인지업 비율을 높인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SK전에 승리를 거두며 켈빈 히메네스(두산)와 송은범(SK)에 이어 시즌 3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봉중근은 또 지난 2008년 3월 30일 문학 SK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2년 5개월여만에 SK전 승리를 거뒀다. 당시 맞대결에서도 김광현을 물리쳤다.
SK 선발 김광현은 5⅓이닝 동안 6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김광현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3회 2사 1,2루 위기에서 이택근을 상대로 152km 강속구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그러나 6회 1사후 정성훈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보통 때는 원바운드성으로 던지는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와 안타를 맞았다. 6회 박병호에게 내준 안타가 높은 슬라이더였다. 직구 역시 투구시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며 밸런스가 조금은 무너져 보였다. 밸런스가 무너짐에 따라 제구도 높게 형성됐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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