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의미있는' 승리의 3가지 비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7.28 07: 12

'에이스'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상대 에이스 투수가 나와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자격이다.
LG 트윈스 '봉타나' 봉중근(30)이 쌍둥이 에이스로서 마운드 위를 호령하며 SK 와이번스 '괴물투수' 김광현을 물리치고 팀의 5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봉중근은 "정말 값진 승리였다. 나에게는 1승이지만 팀에게는 큰 승리였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봉중근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선발 등판해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6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7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즌 9승(6패)째를 챙겼다. 봉중근은 지난 2008년 3월 30일 문학 SK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849일만에 SK전 승리를 거뒀다. 당시 맞대결에서도 김광현을 물리치고 승리투수가 됐다.

봉중근의 눈에는 김광현도 사람이었다. 봉중근은 "김광현은 정말 좋은 투수다. 그러나 광현이도 사람이다. 실투를 던진다. 그래서 오늘 승리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봉중근의 호투 비결은 3가지였다. 먼저 경기 전 전력분석 때 집중 또 집중했다. 상대 팀은 올 시즌 LG가 1승9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SK였고, 상대 선발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2위를 달리고 있는 김광현이었기 때문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지피지기백전불태'와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또 투구 패턴의 변화를 줬다. 봉중근은 전반기 SK전에 3차례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4.08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패턴 변화 효과는 있었다. 봉중근은 이날 직구-커브-체인지업의 비율을 5:2:3으로 하며 SK 타자들의 배트를 무디게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커브와 체인지업은 20km 구속차로 완급조절에 성공하며 SK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봉중근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 조인성도 "오늘 중근이 공 끝에 힘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날에 비해서 더욱 더 공격적인 투구를 많이 했다. SK와 지난 3경기 때도 공격적인 피칭을 했지만 오늘은 더욱 더 과감하게 리드했다"고 말한 뒤 "너클 커브 대신 체인지업의 비율을 높인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 워밍업을 충분히 한 것도 도움이 됐다. 특히 봉중근은 올 시즌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았다. 3회까지 70개 이상을 던진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LG 박종훈 감독이 선발 투수에게 가장 실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봉중근은 27일 SK전을 앞두고서는 더 빨리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한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봉중근은 마운드에 오른 1회부터 7회까지 자신감 넘치는 공을 뿌렸다. 봉중근은 "개인적인 성적보다 팀의 4강 진출을 위해서 매 경기 집중해서 던질 것이다. 후반기 좋은 스타트를 끊은 만큼 앞으로 더 잘 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전 승리를 통해 봉중근은 켈빈 히메네스(두산)와 송은범(SK)에 이어 시즌 3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모든 팀들을 상대로 다 승리를 챙겨봤던 만큼 올 시즌 남은 등판 기회에서 자신감을 바탕으로 팀의 4강행을 이끌 수 있는 만큼의 호투를 기대해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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