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키 '팔 각도'와 김시진 감독의 '견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7.28 07: 35

"SK-두산 시절 던지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던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바뀐 투구폼에서 실전 공백을 지닌 선수를 바로 선발로 기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비췄다.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새로 가세하는 외국인 좌완 크리스 니코스키(37)의 투구 시 팔 각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27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새롭게 선발진 한 축을 맡을 니코스키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SK에 입단했으나 기대치에 어긋나는 성적을 올린 뒤 웨이버공시 형태로 두산에 이적해 4승 8패 평균 자책점 3.78의 성적표를 받았던 니코스키는 지난 6월 중순 테스트를 받은 후 1달 여가 지난 24일 외야수 덕 클락을 대신해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테스트 당시에 대해 묻자 김시진 감독은 "일본 진출도 염두에 둔 상태에서 에이전트가 한국 내에서 테스트를 보고자 했고 52~3구 정도를 지켜봤다. 직구 구속이 대체로 139~143km 정도에 형성되었고 어깨 상태도 괜찮아 보여 당장 선발로 기용해도 괜찮을 정도로 보였다"라고 답했다. 두산과의 재계약 실패 후 꽤 오랫동안 무적 신세였으나 몸을 잘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는 투수 출신 감독의 견해였다.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지난해 니코스키는 자신의 투구 스타일에 대해 설명하면서 "좌타자를 상대할 때나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할 때는 사이드스로에 가깝게 팔 각도를 내려 던진다"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공의 움직임을 살리기 위한 투구법이라는 니코스키의 이야기였으나 투구폼에서 구종이 노출될 위험이 컸던 만큼 그에 대한 김시진 감독의 의견이 궁금해 팔 각도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팔 각도에 대한 김시진 감독의 견해는 니코스키가 1년 전 밝힌 이야기와는 다른 측면이었다.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았더라도 통증에 기인한 이유가 컸을 것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답변이었다.
 
"오버스로 투수가 갑자기 팔을 내려 던진다면 이는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어깨 선상에서 팔꿈치를 위로 올려 던지는 투구는 힘이 팔꿈치에 집중되게 마련이다. 팔을 위로 올려 던지던 투수가 갑자기 스리쿼터, 사이드스로로 던졌다면 팔꿈치에 통증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팔 각도를 내리다보면 그 부하는 어깨에 가해진다".
 
지난 시즌 초 니코스키를 기용했던 김성근 SK 감독은 니코스키가 팔 각도를 내려 던지는 데 대해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김경문 두산 감독은 니코스키의 투구 스타일을 존중하고 선발 한 자리를 맡겼다. 투수 출신 김시진 감독의 의견은 역시 투수 출신인 김성근 감독의 의견과 비슷했다.
 
"지난해와는 달리 테스트 당시에는 완연한 오버스로로 던지더라. 그 모습을 보며 아프지 않은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고 이미 테스트를 마친 직후 구단에 '괜찮아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렇다고 김시진 감독이 니코스키를 다음 시즌까지 기용할 수 있는 투수로 확실히 점찍은 것은 아니다. 올 시즌 황두성과 강윤구의 활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후반기 투수진에 가세 전력을 만든 뒤 기존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번사이드와의 경쟁을 붙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니코스키에게는 조금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도 남은 시즌이 한시적 테스트 기간이 될 것이다. 다음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으로 구도를 잡아놓았고 번사이드의 다음 시즌 재계약 가능성이 반반인 상황에서 니코스키와 번사이드의 활약을 지켜볼 것이다".
 
김시진 감독의 이야기 이후 번사이드는 당일 두산전에서 6이닝 4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호투하며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복귀에 성공한 니코스키지만 새 소속팀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또한 쾌투를 펼쳐야 한다는 부담이 왼쪽 어깨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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