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 카멜레온 배우가 되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7.28 08: 00

배우 원빈의 아찔한 변신이 주목된다.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원빈 주연 영화 '아저씨'(이정범 감독)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려 첫 공개된 가운데, 처음 액션드라마에 도전한 원빈의 모습이 관객들로부터 합격점 이상을 얻었다.
'아저씨'에서 원톱 주연을 맡은 원빈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열어준 옆집 소녀 소미(김새론)가 범죄조직에게 납치당하자, 소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는 비밀의 전당포 주인 태식을 연기했다.

 
고도의 액션을 구사하는 캐릭터로 분한 만큼 원빈은 살을 좀 더 빼서 얼굴선을 가다듬었고, 까만 수트에 가려진 몸은 날렵하다. 극중 원빈은 두 차례 극적으로 이미지-분위기 변신을 꾀하는 데, 헤어스타일을 통해서다.
 
얼굴 한 쪽을 덮고 그렁그렁한 나머지 한 눈을 내놓는, 거칠고 부스스하지만 순정만화에서 나온 듯한 헤어스타일로 삶의 의지가 꺾인 태식을 표현했다면, 납치당한 소녀를 구하겠다고 본격적으로 다짐하면서부터 스스로 머리를 깎아 반삭 정도로 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각같은 외모로 순간순간 어울리지 않는 화보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주목할 부분은 원빈의 액션이다. 첫 액션 연기 도전이란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절도있고 박력있는 합을 이뤄냈다. 상당히 수위가 높은 잔인한 액션에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것은 원빈의 장점이다. 
스스로 액션을 넘어 감정연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한 것처럼, 부성애를 지닌 싸움꾼으로서의 감정 연기는 눈빛 연기를 통해 잘 표현된다. 호소력 짙은 맑은 큰 눈이 잔인한 싸움을 펼치는 아저씨의 행위를 정당하게 만드는 듯 하다. 대사는 그 양이 많지 않기에, 굵은 목소리를 통해 삐져나오는 원빈의 말은 관객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아저씨가 왜 그리 옆집 소녀에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젓는 관객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오직 옆집 소녀를 구한다, 는 분명한 목표를 향해 뛰는 원빈의 연기는 설득력을 더한다. 
원빈은 단순히 분량상의 주인공이 아니라, 영화의 에너지를 장악하는 캐릭터로서 원톱 주연을 해 냈다. 원빈은 점점 카멜레온 배우 같다는 인상을 준다. 영화 '마더'에서 반쯤 정신이 풀린 어리숙한 김혜자의 아들은 비장미 넘치는 강렬한 액션남으로 탈바꿈했다.
유난히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4)', '우리형'(2004), '마더'(2009)에 이어 '아저씨'. 편수는 많지 않지만 모두 원빈의 연기 필모그래피에서 맥을 짚어준 작품들이었다. 어떤 변신이든 맡겨도 괜찮겠다, 는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발전하고 있다. 
한편 '아저씨'는 아픔을 겪고 세상을 등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아저씨가 범죄 조직에 납치된 유일한 친구, 옆집 소녀를 구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액션드라마로 원빈, 김새론 등이 출연한다. 8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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