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이적생' 이재영에게 거는 각별한 기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7.28 17: 04

"이제 또 한 번 만들어 봐야지".
'우완 전병두'로 만들 수 있을까. 김성근(68) SK 감독이 LG에서 이적해 온 우완 투수 이재영(31)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영은 28일 SK와 LG간의 3 대 4 트레이드에 포함돼 내야수 최동수, 권용관, 외야수 안치용과 함께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재영은 유일한 투수.

김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또 다시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즉각적인 전력 상승과 함께 내년 시즌까지 내다 본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수 2명과 백업포수 겸 좌완 스페셜리스트를 내주긴 했으나 내야진과 외야진을 동시에 보강함으로써 기존 선수들의 분위기까지 쇄신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는 팀이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끝까지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재영에게는 좀더 다른 의미의 관심을 내보였다.
김 감독은 "이재영은 우리에게 필요한 오른손 투수다. 선발도 되고 불펜도 된다"면서 "여기서 다시 부활시켜 보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오른손 투수'라는 점이다. 김 감독은 평소 정우람-이승호 좌완으로 꾸려진 좌완 필승 불펜진에 대한 칭찬을 여러 차례 했다. 전반기 MVP로 이 둘을 꼽기도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옵션이기도 했다. 믿을 만한 우완 투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다른 팀처럼 좌완과 좌완 사이에 우완을 집어 넣지 못한 채 곧바로 좌완에서 좌완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흐름이 됐다. 이는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보면 확률에서 밀리는 게임이다. 좌완이 어쩔 수 없이 우타자를 상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우람과 이승호가 우타자에게도 통하는 구위와 구질을 보유한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우람이 54경기(80⅓이닝), '작은' 이승호는 51경기(64⅔이닝)에 등판하게 된 이유는 우완 투수 부재 때문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우리 팀에 좌완 투수가 많다는 것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만큼 우완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해왔다.
이재영은 이런 김 감독의 기대에 정확하게 부합할 수 있다. 구위만 살아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150km대의 직구에 선발까지 가능한 이닝 소화력이면 기존 좌완 필승조의 의존도를 확실하게 덜 수 있다.
타고난 신체조건(186cm/86kg)의 이재영은 지난 2002년 영남대를 졸업하고 두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변화구가 단조롭다는 지적에도 빠르고 묵직한 직구 때문에 마무리 구자운에 앞서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5시즌 후 군입대, 2008시즌 컴백했으나 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 됐다.
2009시즌 11세이브(5승 3패, 평균자책점 4.13)를 기록하면서 마무리로 성장할 가능성도 엿봤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포크볼 연마에 힘썼지만 제대로 장착하는데 실패한 것도 원인이었다.
결국 이재영의 부활은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 제구력을 어떻게 가다듬을 수 있을 것인지, 직구의 위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변화구의 탑재는 가능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일단 이재영의 상태를 지켜 본 후 쓰임새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재영이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 시즌 선발과 중간 마무리로 활약하며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전병두에 필적할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사진>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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