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유 자원 속에서 신예들에 기회를 주고야 싶은데".
최근 1년 간 주축들의 연이은 이탈로 인한 감독의 한숨은 더욱 무거웠다.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이적생-재활군을 제외하고 팀을 꾸려나가는 데 대한 고충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28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선수단 뎁스 테이블을 지켜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것이 투-타에 걸쳐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더없이 크기 때문.
지난해 12월 30일 주포 이택근(LG)과 좌완 원투펀치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을 동시에 잃은 넥센은 시즌 개막 직전 마일영(한화)을 이적시킨 데 이어 지난 22일 주전 3루수 황재균(롯데)마저 트레이드했다. 이와 함께 넥센은 투수진 출혈이 큰 이유로 크리스 니코스키를 영입하는 대신 중심 타자 덕 클락을 포기했다. 재활군에 내려간 황두성, 강윤구를 비롯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우완 유망주 김영민은 올 시즌 활약이 불투명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 시즌을 꾸려나가기는 어려운 일이다. 27일까지 넥센의 시즌 전적은 37승 2무 55패로 최하위 한화(36승 56패)에 승률 3리 차 앞선 7위에 위치해 있다. 아직 4위 롯데와의 격차가 6경기 반 차이라 산술적으로 4강권 경쟁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점이 김 감독의 위안거리.
클락의 좌익수 자리에 주전 우익수 유한준을 배치하고 베테랑 우익수 송지만을 기본으로 강병식, 장영석, 조중근 등을 우익수 자리에 내세울 예정인 김 감독.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기반으로 한 선수단 운용에 대해 결코 가볍지 않은 한 마디를 던졌다.
"선수를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나도 여유 자원 속에서 신예들을 시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뜻대로는 되지 않으니. 결국 유망주를 1군에 풀타임 투입해 경기를 치르는 것은 감독의 향후 운신에도 영향을 미치니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함께 김 감독은 "마운드는 이미 시즌 전 골치 아팠던 일들이 지나갔다"라는 말과 함께 헛웃음을 흘려보냈다. 시즌 성적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기에 그 웃음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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