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한 명의 술래가 다른 아이들을 찾아다니는 놀이다.
28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포스코컵 2010 준결승전(4-2 서울 승)에서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과 윤성효 수원 감독이 벌인 두뇌 싸움이 꼭 숨바꼭질이었다.
두 감독의 숨바꼭질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짧은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포항전을 보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빙가다 감독의 선전 포고에 윤성효 감독은 "빙가다 감독이 분석을 잘했을 테니 저도 조금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고 응수했다.

▲ 전반전의 술래는 윤성효
경기에서 먼저 술래로 나선 쪽은 윤성효 감독이었다. 서울에 전반을 압도당하자 윤성효 감독은 전반 17분 이현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교체도 분위기 반전에는 별무소용이었다. 전반 44분 염기훈의 프리킥이 첫 슈팅으로 기록될 정도로 윤성효 감독은 도망가는 빙가다 감독을 전혀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윤성효 감독은 후반 12분 현영민의 프리킥에 이은 데얀의 백헤딩으로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더욱 어려운 처지가 됐다.
▲ 술래잡기의 승자는 빙가다
그러나 술래는 불과 10분 만에 빙가다 감독으로 넘어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수비수 김진규가 수원의 크로스를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이어진 것.
후반 26분에는 염기훈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내면서 빙가다 감독은 도망가는 윤성효 감독을 따라가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빙가다 감독의 술래잡기 능력도 만만치 않았다. 교체 카드인 이승렬이 후반 37분 놀라운 드리블 돌파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비록 전후반 90분 내내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연장 후반 6분과 후반 11분 데얀과 이승렬이 연속골을 뽑아내면서 술래잡기는 빙가다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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