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통신원] 지난 28일(한국시간)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는 4만43명의 만원 관중이 가득찼다. 비록 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100마일의 사나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불같은 광속구를 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불펜에서 몸을 풀던 스트라스버그는 어깨가 뻐근해짐을 감지했다. 화들짝 놀란 스티브 매카티 투수코치는 스트라스버그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선발 등판을 취소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내셔널스에 지명된 스트라스버그는 지금까지 9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승2패, 방어율 2.32로 맹활약을 펼쳤던 터라 구단으로서는 애지중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스트라스버그는 54⅓이닝 동안 무려 75개의 삼진을 잡아내 향후 15년 메이저리그의 최고 투수로 주름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스트라스버그 대신 땜방 선발로 지목을 받은 투수는 39세의 노장 구원투수 미겔 바티스타였다. 바티스타로서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이던 2008년 8월 26일 이후 근 2년만의 첫 선발 등판이었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의 광속구를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홈 팬들은 바티스타에게 야유를 보냈다.
바티스타는 경기를 마친 후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소감을 묻자 "미스 유니버스를 보려고 왔는데 미스 아이오와가 나왔다면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재치있게 반문하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팬들의 야유는 3회부터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바티스타가 브레이브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땜방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바티스타는 5회까지 삼진을 무려 6개나 잡아내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해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홈 팬들의 야유에 화를 내지 않고, 실력으로 2년만에 선발승을 따낸 바티스타를 앞세운 내셔널스는 3-0으로 브레이브스에 영봉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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