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최태욱, 시즌 중 이적이지만 '윈-윈'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7.29 07: 42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지난 28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컵대회 4강 경남 FC와 경기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2-1의 승리를 거둬 서울과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최근 6연승과 함께 6경기서 18득점을 터트리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 전북은 지난 2008년 1월 9일 이후 경남전 7경기 연속무패(4승3무)를 이어가며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경기 시작 전 발표된 출전선수 명단에는 그동안 한 차리를 꿰찼던 최태욱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최태욱은 이번 시즌에도 전북에서 15경기를 뛰며 2골 6도움을 올린 핵심 공격수였지만 전날 서울로 이적했다.

부담감이 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남과 컵대회 준결승을 앞두고 만난 전북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정규리그 우승을 다퉈야 하는 라이벌 팀에 공격수를 내준 사령탑답지 않게 담담했다.
최 감독은 오히려 "섭섭하지만 잘 쓰고 보내준다"라며 "당장은 영향을 받겠지만 전북이 특정 선수들로만 경기하는 팀이 아닌 만큼 큰 걱정은 없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최태욱은 2008년 인천에서 이적해온 뒤 '이동국-루이스-에닝요-최태욱'의 '4각 공격 편대'를 이루며 지난해 전북의 정규리그 우승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만 9골 12도움이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이번 이적을 의리를 지켜준 최태욱에 대한 보답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중반 중동팀에서 최태욱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한 러브콜이 있었다"며 "최태욱도 흔들렸지만 '내가 우승 주역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잔류했다. 부모와 에이전트는 이적을 원했지만 선수가 스스로 깨끗하게 정리해서 우승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서울은 지난해 연말부터 최태욱을 원했다. 이적료 문제 때문에 조금 시간이 지체됐지만 보내주기로 했다"며 "이적 상대가 서울인 게 좀 부담스럽지만 마음이 떠난 선수를 계속 잡아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태욱의 이적을 놓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서울과 이적 협상을 하면서 내달 8일 서울과 정규리그 16라운드 전주 경기에는 최태욱을 뛰지 않게 하기로 합의했다.
최태욱도 서울로 이적하면서 최강희 감독의 뜻을 따랐다. 또 자신의 기량을 찾아준 감독에게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만큼 전북에서 다시 예전의 기량을 찾았기 때문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일단 전북과 최태욱은 서로에게 윈-윈하며 이적을 성사시켰다. 현재로서는 둘다 불만이 없지만 올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달라질 수 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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