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연예산책] 월드스타 비가 축축한 장마철 습기에 젖어 안팎으로 수난을 당하는 요즘, 또 한 명의 특급 가수는 한 여름 뜨거운 태양처럼 화려하게 부활했다. 세븐이다. 2000년대 대한민국 솔로의 투 톱인 두 가수는 묘하게 엇갈리는 부침의 곡선을 타고 있다.
비가 정열적인 댄스와 노래를 앞세워 월드 투어에 한창일 때 세븐은 3년 8개월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다음을 귀국하며 귀국했다. 비가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 레이스'로 할리우드 첫 진출을 이루고 '닌자 어새신'의 주연으로 전세계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는 동안, 세븐은 절치부심 재기의 칼날을 갈았다.
2010년 여름, 세븐과 비의 바이오리듬 강약은 거꾸로다. 비는 월드투어 시작과 맞물려 만들어진 소속사의 주식 문제 등으로 논란에 휘말려 있다. 최근 발표한 앨범의 반응도 기대에 못미쳤다. 가요계는 비와 이효리의 연달은 부진으로 '솔로의 시대는 가고 아이돌의 전성기가 왔다'며 무엇이든 그룹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속단은 이르다. 긴 공백기간을 통해 철저하게 자신을 담금질하고 재충전한 세븐은 29일 Mnet ‘엠카운트다운’ 첫 컴백 무대에서 수준급 라이브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가요 차트 1위가 단순간의 이벤트인냥, 하루살이 인생으로 끝났던 3~7월 가요계 춘추전국시대에 세븐이 마침표를 찍는 분위기다.
이날 세븐은 첫 곡으로 앨범 타이틀곡 ‘베터 투게더(Better Together)’을 불러 무대를 서서히 달궜다. 이어 동료인 빅뱅 탑이 피처링으로 참가한 ‘디지털 바운스(Digital Bounce)’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팬들 앞에 세븐의 부활을 선언했다.
무대에 선 세븐은 수 년전과 확실히 달랐다. 드라마 '궁S'의 소년풍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고, 26세 미끈한 근육질의 청년은 달콤쌉싸름한 야성미로 팬심을 훔쳤다. 또 공들여 준비한 신곡과 율동은 아이돌 그룹에 묻혀 살았던 가요팬들에게 새삼 솔로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했다.
역동적으로 춤을 추며 노래하는 세븐의 라이브 실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됐다. 특히 이번 안무는 세븐의 곡들 가운데 가장 파워풀한 동작으로 꾸며졌기에 엠카 팬들의 환호를 더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신곡 ‘Better together’는 현재 국내 각종 음원차트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음원시장으로 급부상한 미국 아이튠즈 R&B 차트 상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세븐의 성공적인 컴백이 반가운 이유는 진정한 솔로 가수의 부활을 알렸다는 의미 때문이다. 사실 아이돌 그룹들의 가요계 지배가 이어지면서 대중적 취향의 솔로 가수 만나기가 쉽지않았던 게 현실이다. 물론 각종 차트에 솔로곡들이 다수 포진돼 있었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이돌 그룹 소속이거나 출신으로 분류된다.
아이유 등 신인 솔로의 등장에 이어 세븐과 보아 등 기본 톱 클래스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아이돌 쏠림 현상이 심했던 가요계는 슬슬 균형추를 잡아가지 않을까 싶다. 가요팬들 입장에서도 어느 쪽 치우침이 적어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수 있을테니 환영할 일임에 분명하다.
[OSEN=엔터테인먼트팀 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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