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도루'에 대처한 이희근의 자세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01 16: 39

"3루로 뛰던 주자는 뛰기 전부터 준비가 되어 있었더라구요. 그에 반해 1루 주자는 조금 느릿느릿 뛰었습니다".
 
통상적인 경우를 벗어난 시도가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고 팀 승리의 숨은 공헌으로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의 3년차 포수 이희근(25)이 지난 7월 30일 잠실 두산전서 상대의 이중도루를 저지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08년 한화에 2차 2순위로 입단한 포수 유망주 이희근은 올 시즌 67경기에 나서 1할8푼5리 11타점(7월 31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타격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고 있지 않지만 수비력에서 현장의 호평을 받는 포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SK 김성근 감독이 좌완 필승계투를 주고 이희근을 데려오려 했을 정도.
 
지난 7월 30일 잠실 두산전서 이희근은 4-0으로 앞선 1회말 1사 1,2루에서 나온 오재원과 김현수의 이중 도루 때 2루로 송구해 김현수를 잡아냈다. 대개 같은 상황에서 거리가 짧은 3루로 송구하게 마련이지만 주자의 움직임을 두루 살펴 2루로 공을 던진 이희근의 판단력은 남달랐다. 두산은 결국 김동주의 1루수 파울 플라이로 1회에 만회점을 올리지 못한 채 끌려가다 2-4로 패했다.
 
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이희근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보았다. 단순한 주력 차이가 아닌 누상에서의 준비 동작에 차이가 있었다는 답이 나왔다.
 
"2루에 있던 오재원은 리드 폭을 크게 잡고 누가 봐도 '던지면 뛴다'라는 자세를 잡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마운드에 있던 (유)원상이에게 '주자를 확실하게 묶어달라'라고 지시했고 그에 대비해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재원의 스타트 동작이 너무 빨라서 '늦었구나' 싶었던 반면 1루에 있던 김현수는 선행주자를 믿고 조금 천천히 뛰는 감이 있더라구요. 준비 동작이 느슨했고 3루로 향하는 주자를 바라보는 움직임 같았습니다".
만일 3루로 던져 주자 두 명을 모두 살려줬더라면 1회 상대에게 추격권 진입을 허용한 채 2회로 넘어갈 수도 있었던 순간이다. 그러나 이희근의 답변은 단순히 김현수의 주력이 상대 열세에 있어서 던진 것이 아니라는 것. 주자가 3루에 도달하더라도 2아웃을 잡아 다음 타자를 손쉽게 상대할 수 있다는 판단력과 담력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희근은 전날(7월 31일) 선발로 나서 6⅓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훌리오 데폴라와의 호흡에 대해 "싱킹 패스트볼과 포크볼의 움직임이 좋아 이를 살리고자 노력했다"라며 리드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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