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회복' 박정권과 '5게임차 선두' SK의 위기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02 07: 25

"치는 것을 봐도 별로 좋지 않더라".
SK 박정권이 팀을 위해 잠시 투수로 변신했다.
박정권은 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앞서 타자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배팅볼 투수로 나섰다. 지난달 22일 넥센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오른 발목 아래 부분을 맞아 실금이 가고 말았다. 결국 지난 7월 23일 이후 전력에서 빠져 재활에 나서고 있다.

박정권의 이날 배팅볼 투구는 복귀가 곧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2일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은 후 최종 복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재상과 나주환을 포함한 박정권의 부재는 결국 SK 전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되고 있다. 특히 박정권은 팀의 중심타선을 맡아왔다. 1루수와 우익수를 번갈아 설 수 있어 포지션의 효율적인 배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 만큼 박정권의 공백은 SK가 LG와 트레이드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원인 제공을 하기도 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나의 부상과는 상관없다"고 항변하는 박정권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동시에 나타난 현상은 타격 사이클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었다. SK는 후반기 막판 넥센과의 2경기에서 연패 했다. 각각 3-10, 1-3으로 패했다. 경기당 2득점에 그쳤다. 이런 득점력 침체는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지나 후반기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SK는 후반기 치른 6경기 중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8-9로 패한 7월 28일 잠실 LG전을 제외하면 경기당 2점도 뽑지 못했다. 최근 8경기에서 2승을 거두는데 불과했다. 그런 동안 삼성은 5경기차까지 거리를 좁혀 왔다. 독주를 펼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간단하게 거머쥘 것 같았던 SK가 심적으로 쫓기는 입장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SK는 오는 3일부터 무서운 상승기류의 삼성과 3연전을 치러야 한다. 더구나 대구 원정경기다. SK는 대구에서 치른 6경기 중 단 1승(5패)만 거둬 절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성근 SK 감독은 짐짓 느긋한 표정이다. "3연전을 모두 내줘도 2경기차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또 "2군에 있는 나주환이 1군에 올라 올 때가 됐지만 이제 내가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박정권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구장이 인조잔디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여 삼성전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 감독은 1일 경기에 앞서 배팅 케이지를 1개 더 늘려 스프링캠프 때와 같은 3개를 운영하도록 했다. 선수들은 5분마다 쉴 틈 없이 케이지를 넘다들며 1시간 30분을 온전히 돌아야 했다. 훈련의 강도를 좀더 높여 체력보다는 기술 훈련에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또 이날 0-7로 패한 뒤에는 최정, 박재홍 등 타자 10여명 이상을 남긴 보충 훈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그 만큼 삼성전을 의식하고 있으며 나아가 타격 사이클을 빨리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었다.
박정권의 배팅 투구도 다분히 삼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SK가 좌완 불펜 피쳐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있지만 좌완 투수로도 활약한 바 있는 박정권이 장원삼, 차우찬 좌완 원투펀치를 내세울 삼성 선발 마운드에 대한 대비책이라 여길 수 있었다.
이를 의식하고 있는 박정권도 "선수들이 방망이 중심에 잘 맞도록 되도록 가운데를 향해 던졌다. 최정이나 정근우는 바깥쪽 공을 밀어치기 위해 아웃코너를 요구하기도 했다"면서도 "대체로 잘쳤다. 하지만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타선의 빈곤을 직접 느낀 것이었다.
선수들은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이겨 경기차를 더 벌려 놓겠다"며 충분한 승부욕을 내보였지만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
박정권을 비롯한 일부 주축들의 부상 공백에 따른 전력 누수,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함께 찾아 온 타선의 침체. 과연 SK가 강력한 삼성을 만나 다시 선두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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