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를 버리니 홈런이 찾아왔다?
요즘 KIA 톱타자 이용규가 프로야구의 화제인물이 되고 있다. 근 4년동안 홈런이 없다가 갑자기 홈런을 양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톱타자, 즉 똑딱이 타자였는데 왜 홈런이 터지기 시작한 것일까.
이용규는 지난 7월29일 한 이닝에 3점홈런과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2006년 이후 4년만에 홈런 2개를 쏟아내 프로야구 한 이닝 최다타점 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이어 8월1일 문학 SK전에서는 7회초 KIA 킬러 김광현을 상대로 귀중한 우월 솔로홈런을 터트려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는데 일조했다.

이건열 KIA 타격코치는 타격폼의 변화에서 해답을 찾았다. 압축하자면 장타를 버리니 홈런이 찾아온 격이었다. 즉 스윙폼이 컸는데 짧은 스윙을 하고 대신 팔로스루(팔을 길게 뻗어주는 것)에 주력하다보니 안타 뿐만 아니라 장타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부터 1군에 승격한 이 코치는 "1군에 올라오니 이용규의 스윙이 너무 컸다. 너무 세게만 치려고 방망이를 뒤부터 크게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특히 외야 플라이를 잘 못쳤는데 자르는 스윙, 골프로 치자면 펀치샷 모양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새롭게 시도한게 뒤에서 짧게 나오고 대신 앞으로 길게 뻗어주는 스윙. 아울러 장타보다는 가볍게 맞춘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전환시켰다.
이 코치는 "(이용규의 약점인)몸쪽으로 볼을 던져오면 방망이 끝을 멀리 가져가는 스윙을 하도록 했다. 예전에는 뒤에서 부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뒤에서 짧고 앞 궤적이 큰 스윙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용규는 2년전부터 장타에 의욕을 보인 바 있다. 그는 "내가 타석에 나서면 상대 외야수들이 모두 앞으로 전진한다. 이런 걸 막기 위해서라도 가끔 멀리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장타욕심에 스윙이 커졌고 작년과 올해 초반 부진한 이유가 됐다.
하지만 스스로 점검한 결과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스윙을 하다보니 오히려 홈런이 터지는 비결이 되고 있고 안타수가 급속하게 불어나게 됐다. 이용규는 타율 3할1푼3리, 3홈런, 41타점, 타율은 팀내 1위, 타점은 팀내 2위를 달리고 있다. 작은 변화가 가져다준 우등성적표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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