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치는 TV 가요프로, 이대로 좋은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8.02 08: 26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한동안 잠잠했던 TV 가요프로 논란이 다시 세간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8년만에 컴백한 인기그룹 DJ DOC의 리더 이하늘이 SBS 예능국의 출연 압력을 직접 공개해 큰 파장을 일으키는 중이다.
지상파 TV의 제 식구 감싸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드라국과 예능국이 서로 연계, 자사에 비협조적인 연예인을 제재하는 사례 등이 비일비재했다. 과거 방송사별 공채와 전속 연예인 시절의 높은 장벽이 2000년대 이후 거의 사라졌지만 물밑에서 타사 주요 프로에 출연한 배우나 개그맨들을 상대로 딴죽을 거는 게 주요 방송사들의 횡포다.
이하늘이 이번에 밝힌 내용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하늘은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거지 같은 '인기가요'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강심장'에 출연 안하면 자기네 방송에도 출연 안 시켜주신다며 스케줄을 빼주셔서 고맙게도 널널한 주말 보내게 해주셨다"고 하소연을 했다.

DJ DOC가 누구인가. 1990년대 후반부터 긴 세월 한국 가요계를 휘어잡은 정상의 그룹이다. 그런 DJ DOC의 리더가 이런 상황을 겪을 정도면 신인이나 무명들이 방송사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을 지는 요즘말로 안봐도 비디오다.
이하늘은 "가뜩이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가 없어지고 있는데 우리 말고도 한 번의 무대가 아쉬운 다른 선후배 가수들이 이런 압박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 참 씁쓸하다"했다.
이어 "왜 서로가 필요하고 원해서 만들어가는 방송이라면 좀 더 서로를 존중해주지 않는가? 음악방송 PD를 향한 기획사들의 일방적인 짝사랑도 문제지만 가수들을 자기 방송에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는 PD들의 권위의식에 토 나온다"며 "그런 방송 '인기가요'? 우리 DOC는 안하기로 했다. 정중히 사양한다. 아무리 그래도 공정해야할 음원차트가 왜곡돼선 안된다. 그들은 오늘 비겁했다"고 밝혔다.
이하늘이 트위터에 터뜨린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SBS 예능국은 공개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SBS 예능국과 '인기가요' 제작진은 이하늘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다' '사실무근'이라고 항변하는 중이다.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으나 진실은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대로 봉합하기에 이번 이하늘의 트위터 폭로에는 그동안 가요계를 둘러쌌던 치부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기 때문이다. 특히 TV 가요프로의 순위 집계에 대해서는 가뜩이나 불만많던 팬들이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이하늘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고 과장이라면 SBS입장에서는 당연 억울하고 사과를 받아야할 일이다. 그러나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간판 커플인 조권-가인이 SBS '패밀리가 떴다2'에 함께 출연했다가 MBC 가요프로로부터 소속 팀들이 불이익을 당했다던지, 한동안 주요 가요 기획사별로 각 방송국과 편이 갈렸다던지 하는 의혹들이 쌓여있던터라 강자이고 갑인 SBS에 자꾸 의심스런 눈길이 가는 건 어찌할수 없는 현실이다.
[엔터테인먼트팀 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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