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꼭 가을야구 하고 싶어요".
"이제는 유망주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민망하다"고 말한 LG 트윈스 박경수(26)에게는 올 시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지난 2003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1차로 LG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는 '6-6-6-8-5-8-7'이라는 LG의 지난 7년간의 성적 때문에 포스트 시즌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박경수는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아니라 TV로 지켜만 봤어요"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 시즌 박경수는 45경기에 출장해 2할3푼4리의 타율과 25안타 2루타 12개를 기록 중이다. 개막전부터 2루수로 주로 선발 출장했던 박경수는 지난 5월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초 좌전 안타를 치고 1루로 뛰다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으로 2달여 동안 재활을 해야 했다.
재활을 하는 동안 여느 때와 느낌도, 각오도 달랐다. 박경수는 재활을 하는 동안 서용빈 타격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용빈 코치는 "TV로 매일 경기도 살펴보고 상대 투,포수의 볼배합과 스피드를 눈으로 익히라"고 주문했다. 박경수는 서 코치의 주문을 실행에 옮겼다.
단순히 TV만 보는 것이었지만 복귀 후 효과는 쏠쏠하다. 지난달 20일 1군에 복귀한 박경수는 복귀 후 박경수는 6경기에서 16타수 7안타 4할3푼8리의 타율과 3타점 4득점 으로 연일 맹타를 치고 있다. 7개의 안타 중 2루타가 무려 5개다. 이 중 하나는 SK '에이스' 김광현을 무너뜨린 결승타였다.
복귀 후 타격 페이스가 좋은 이유에 대해 박경수는 "TV를 보면서 아, 145km 직구는 저런 느낌이겠구나, 135km 슬라이더는 이 정도쯤 되겠구나 라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2달의 1군 공백기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박경수는 "내가 꼭 선발로 출장하지 않아도 좋으니 팀이 꼭 이겼으면 좋겠어요. 팀 승리에 기여해 올 해는 꼭 가을 야구를 하고 싶어요. 진심입니다"라고 말하며 강한 의지가 담긴 눈빛을 엿볼 수 있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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