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스오피스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들의 핵심이자 공통되는 코드는, 거칠게 말하면 '반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북미 현지에서와 국내에서 모두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할리우드 SF 스릴러 '인셉션'과 극장가에 새로운 강자 할리우드 액션영화 '솔트', 한국영화 점유율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이끼'와 공포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고사2) 까지, 반전이란 코드가 관객들에게 도전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꿈과 미로 같은 영화 '인셉션'의 반전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결말에 관한 여러 가지 논의다.

정확히 말해 반전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개인마다 해석의 여지가 다른 결말을 놓고 벌어지는 활발한 영화 논의는 소위 '열린 결말'에 대한 좋은 예다. 마지막 장면의 해석에 따라 영화 전체의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으니, 어떻게 보면 가장 거대한 반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의 신작 '솔트'는 러시아 정보원에 의해 이중 첩자로 몰린 에블린 솔트가 CIA 요원으로서의 명예와 조국을 지키고, 사랑하는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시원시원한 아날로그 액션 영화.
냉전 시대의 이야기에 걸맞는 내용이지만, 현재로 온 여전사는 보다 미묘하고 모호한 매력으로 무장했다. 한 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는 캐릭터, 이 모호함이 영화 '솔트'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여전사 에블린 솔트는 결국 누구인가, 그녀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란 문제는 쉬운 예측을 거부하고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확연하게 드러난다.
300만 돌파를 앞둔 강우석 감독의 '이끼'는 결말이 어느 영화보다 주목되는 작품이다. 윤태호 감독의 원작 웹툰과 다른 결말로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개봉 전부터 알려졌기 때문.
그렇기에 원작 팬들에게 영화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원작과 다른 결말의 의미를 찾아내고자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신작들이 개봉하기 전 극장가 쌍끌이 흥행을 주도한 '인셉션'과 '이끼'모두 결말의 의미찾기 논의가 활발했다.
'고사 2'역시 공포영화의 관습대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틈이 많은 이야기에 툭툭 끊기는 흐름으로 촘촘하고 강렬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과연 결말이 뭔가'란 힘 하나로 끌려 가는 것은 분명하다. 공포물에서는 충격 반전, 슬픔을 일으키는 반전,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되는 반전 등이 존재해왔다.
이들 '반전'들은 스포일러라고 해서 평론가나 관객들의 리뷰에도 되도록 결말에 대한 내용은 절제 돼 있고, 예비 관객들은 결말을 보거나 듣지 않고 극장으로 직행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특히 '인셉션' 같은 경우는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 벌어지는 활발한 논의 탓에 영화에 관심이라는 사람이라면 피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반전을 알고 가도 재미있을까? 몇몇 영화는 결말에 대한 내용을 알고 가도 관람의 재미에 특별히 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결말 자체가 아니라 결말이 주는-관객 개개인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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