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호걸', 외모 비하에 막말 본색?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8.03 09: 20

12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인기 대결을 펼친다. 특정 집단을 찾아가 인기를 높이기 위해 경쟁하는 동시에 그들의 소원을 들어준다.
‘골드미스가 간다’ 후속으로 방송되는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이하 영웅호걸)은 말 그대로 인기 검증 버라이어티다. 노사연, 서인영, 홍수아, 이진, 신봉선, 유인나, 나르샤(브라운아이드걸스), 가희(애프터스쿨), 지연(티아라), 니콜(카라), 정가은, 아이유 등 중견연예인부터 10대 걸 그룹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해 인기 경쟁을 벌인다.
프로그램의 성격이 이렇다 보니 출연자들 간에는 남모를 자존심 싸움이 있기 마련이다. 자칭 ‘기센 연예인’인 서인영 조차 첫 촬영을 마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여자 연예인들이 모여 시종일관 인기투표를 하기 때문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매력을 발산할까 고민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영웅호걸’의 박성훈 PD는 “여자 연예인에게 인기란 것은 자존심이고 존재의 의미다. 그러나 그 인기란 것이 단순히 외모나 섹시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분야, 새로운 사람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이고 그들이 마지막에는 가장 인기 있는 사람으로 뽑힐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지만 애초의 기획 의도와는 달리 자꾸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인기 검증'보다 자존심 대결에 무게가 쏠리면서 "진짜 싸우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험한 분위기가 자주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영웅호걸’에는 첫 회부터 지난 1일 방송분까지 멤버들 간 자존심 대결과 기싸움이 팽배했다. 서로에 대한 외모 비하나 막말 등도 난무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가수 서인영과 애프터스쿨 멤버 가희 사이에서 발생한 감정대립은 보기 무서울 정도다. 방송 첫 회, 서인영보다 4살이 많은 가희가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 서인영 혼자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것이 MC들에 의해 밝혀졌고, 이러한 사실이 가희의 귀에 들어가면서 이들 간에는 자연스럽게 대결 구도가 생겨났다.
가장 보기 불편했던 장면은 1회 방송분에 나왔다. 첫 회에서 가희로부터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었던 서인영이 “첫 회부터 나한테 '건방지다' 하는데 가희 후배도 만만치 않게 건방진 게 아쉽다”고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이다.
이에 가희는 “인영 선배님은 예의바른 것 같으면서도 뒤에서 엎어버리는 게 아쉽다"며 응수했다. 그러자 서인영은 이에 질세라 ”가희는 나한테 이길 게 나이밖에 없어서 아쉽다“고 몰아세웠다. 방송의 재미를 위한 연출이라기에는 너무도 현실적이라 시청자들은 텔레비전을 보는 내내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야 했다.
서인영과 가희의 공방전 외에도 이날 방송에서는 신봉선이 정가은에 “정가은은 8등신에 너무 예쁜데 ‘싼티’ 나는 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가은 역시 “신봉선은 몸의 비율은 괜찮은데 복부 쪽에 살이 너무 집중돼 있다”고 대응했다. 비록 재미를 위해서라지만 상대 외모에 대한 지적과 ‘싼티’라는 부적절한 용어의 사용이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았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연예계인 만큼 다양한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불협화음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보기 불편한 방송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다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방송을 본 한 시청자는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시간 동안이나 신경전만 하면 누가 보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말을 너무 막하는 거 같다. 서로에 대한 예의는 좀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rosecut@osen.co.kr
<사진> SBS ‘영웅호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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