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파문과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1과 스타크래프트2의 지적 재산권 분쟁 등 파란만장했던 프로리그 2009-2010시즌이 드디어 피날레만을 남겨뒀다.
이제는 마지막 무대 e스포츠의 성지 '광안리 결승전' 만이 남았다. 다사다난했던 과정들을 모두 뒤로 하고 이제 최대 관심사는 결승전마다 쓴 잔을 마셨던 KT가 숙적 SK텔레콤을 물리치고 축배를 들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박용운 감독이 이끄는 SK텔레콤은 지난 1일 서울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열린 STX와 플레이오프 2차전서 짜릿한 4-3 재역전승을 거두며 2년 연속 광안리 결승전 무대를 밟게됐다. 이로써 SK텔레콤은 단판으로 치러지는 7전 4선승제의 결승전서 KT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KT로서는 기다리던 상대인 SK텔레콤이 맞수로 결정된 만큼 '준우승 징크스'라는 오명을 씻을 좋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정규시즌서는 SK텔레콤에 강세를 보이던 KT는 역대 결승전서 번번이 SK텔레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첫 번째 대결이었던 2005년 전기리그 결승전인 부산 광안리 무대서는 1-4로 무너졌고 2005년 그랜드파이널에서는 서전을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4로 무너졌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 KT를 이끄는 이지훈 감독의 생각. 정수영-김철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KT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재임 2번째 시즌에 팀을 결승전에 직행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홍진호(28) 박정석(27, 이상 공군) 강민(28) 박찬수(23, 영구제명) 등 주축 선수들의 군 입대와 전력 이탈로 선수층이 턱없이 얇아진 와중에도 우정호 박재영 김대엽 고강민 등 새 얼굴들을 잇달아 발굴했고 퇴물로 평가받던 박지수의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팀 간판들의 세대 교체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프로리그 2009-2010시즌서도 5라운드 내내 1위를 유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비 스타크래프트 종목 선수였던 자신의 가치를 '명장' 대열에 합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지훈 감독은 유명한 피파 프로게이머 출신.
물론 예전 홍진호 강민 박정석 김정민 조용호 변길섭 이병민 등 초호화멤버를 보유하고 있을 때 보다 이번 시즌 전력이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래도 이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종족별 코칭스태프와 에이스 이영호를 중심으로 전력을 극대화시켰다고 생각한다. 강한 전력이기 때문에 시즌 내내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확실한 카드인 도택명(도재욱-김택용-정명훈)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에 비해 1승 카드들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 상황이라 이지훈 감독은 "6강 PO부터 치고 올라온 SK텔레콤이 강하다는 것은 물론 인정한다.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집중력 등에서 SK텔레콤은 강하다고 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무대 경험의 부족함도 한 가지 약점. KT는 2008년 광안리 무대에 서 봤던 박지수를 제외하고 광안리 무대 결승 경험이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백전노장인 임요환을 필두로 최연성 고인규와 필승카드 도택명을 보유한 SK텔레콤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KT 창단 첫 우승의 가장 큰 장애물인 SK텔레콤이 올라와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처지다.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과 비 스타크래프트 선수 출신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프로리그 챔피언에 도전하는 이지훈 감독이 최강의 숙적 SK텔레콤을 제압하고 비원의 프로리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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