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가창력과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직업이다. 물론 세대가 변하고 가요계 분위기가 바뀌면서 퍼포먼스에 비중을 두는 아이돌 그룹들이 많아졌지만 그 기본이 가창력과 음악적 역량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가운데 뛰어난 음악성을 바탕으로 재미까지 추구하는 가수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곡 자체도 재미있지만 색다른 시도와 웃음을 주는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이들은 조빈, 이혁으로 구성된 남성 2인조 그룹 노라조다. ‘노래는 라이브가 좋다’는 팀 이름처럼 두 사람 모두 출중한 라이브 실력을 갖고 있다. 2005년 데뷔해 독특한 스타일과 패션 콘셉트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8년 정규 3집 ‘Three Go’의 타이틀 곡 ‘슈퍼맨’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면서 유명해졌다. ‘슈퍼맨’은 야구장 공식 응원가로 쓰일 정도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노라조의 노래는 재미있고 특이한 가사로 이뤄진 점이 특징이다. ‘슈퍼맨’의 가사를 보면 ‘올백머리 근육빵빵 난 슈퍼맨/ 지구인의 친구 난 슈퍼맨/ 멋지구나 잘생겼다/ 대인배의 카리스마/ 사이즈가 장난 아니지’ 등 개그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정규 4집 ‘환골탈태’ 수록곡 ‘카레’ 역시 인도요리 카레를 주제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이 맛은/ 왼손으로 비비지 말고 오른손으로 돌려먹어라/ 롸잇 나우’ 같은 독특한 가사를 담고 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타지마할’, ‘나마스테’, ‘인도 사이다’ 등 노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사들도 웃음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엽기 밴드’라는 콘셉트는 해외에서도 먹혀들었다. 2007년에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의 투어콘서트로 일본 팬들과 만났고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팬들을 제주도로 초청해 팬미팅을 갖기도 했다. 이미 일본 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코믹 남성 듀오 자리를 꿰찼다는 후문이다. 올해에는 태국, 미국, 일본 등에서 단독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노라조에 이어 개그맨 유세윤과 하이사이드 리더 뮤지가 결성한 UV 또한 음악성과 코믹함이 돋보이는 그룹이다. 당초 유세윤의 취미 활동 중 하나로 개인 미니홈피에 게재됐던 UV의 음악들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면서 앨범 제작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 4월 16일 ‘두유 워너 비 쿨?(do you wanna be cool)’이라는 이름의 첫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앨범 타이틀 곡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로부터 “가수들이 부끄러울 것”이라는 찬사를 얻어 주목받았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남자가 헤어진 뒤에도 옛 사랑의 근처에서 머문다는 내용이다.
이 곡 역시 재기발랄한 가사가 돋보인다. ‘며칠 전엔 0번으로 문자 보냈어/ 그럼 알 줄 알았어/ 나도0번으로 문자 올 줄 알았어 근데 없어/ 486로도 보냈어/ 1004로도 보냈어’ 등 이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해 봄직한 내용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특히 두 사람이 이번 앨범에서 프로듀싱 및 작사, 작곡, 스타일링 등을 공동으로 작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웬만한 가수들보다 낫다”는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유세윤의 숨겨진 작사, 작곡 능력을 이번 앨범을 통해 들어볼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코믹한 콘셉트라 해서 우습게 봐서는 큰 코 다친다. 유세윤은 그렇다 해도 뮤지의 경우는 가요계 거물급이기 때문이다. 그는 홍콩가수 william chan, 초신성, 리치, 클릭비 등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인물로 밴드 하이사이드를 통해 오랜 기간 음악 활동을 해온 뮤지션이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번 변신에 무척 당황할 만하다.
UV는 또 미국 힙합스타 플로라이다 공연에 지드래곤과 함께 게스트로 초청돼 지난 5월 21일, 22일 양일간 연세대학교 대강당 무대에 서기도 했다. 가수로서도 꽤 훌륭한 행보를 걷고 있는 셈이다. 7월 9일에는 2집 앨범 ‘집행유애’를 발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rosecut@osen.co.kr
<사진> 코엔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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