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물고기', '막장' 상황에도 '응원' 계속되는 이유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8.04 10: 42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고 하지 않나. 정호와 지민을 응원하겠다.” (MBC ‘황금물고기’ 시청자 게시판 중)
딸보다 어린, 그것도 사위와 남매처럼 자란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중년 남성, 자신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옛 사랑에 복수하기 위해 이 남자와 결혼을 고집하는 젊은 여자. 이 말도 안 되는 상황만 보면 MBC 일일연속극 ‘황금물고기’는 말 그대로 ‘막장 드라마’의 전형이다. 
등장인물 간의 관계는 또 얼마나 얽히고설켰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다. 제주도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싹틔운 정호(박상원)와 지민(조윤희)은 엄밀히 말하면 사돈 관계다. 정호는 현진(소유진)의 아버지이고 지민은 현진(소유진)의 남편인 태영(이태곤)과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입양을 통해 한 부모 밑에서 자란 친남매 사이다. 비록 현진이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산다고는 하지만 정호-지민은 친척 관계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호와 지민이 결혼하게 될 경우 시누이였던 지민이 현진의 새엄마가 된다.

이와 함께 태영과 지민의 관계 역시 더욱 복잡해진다. 두 사람은 친남매는 아니지만 입양을 통해 남매 사이가 됐을 뿐 아니라 한 때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해 둘만의 결혼식까지 치렀던 경험이 있다. 정호와 지민이 결혼하면 옛 여자친구이자 여동생인 지민이 태영에게 장모가 된다.
이러한 극단적인 이야기 구성이지만 의외로 정호-지민 커플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비록 여러 상황들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두 사람의 진심이 느껴진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시청자는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정호가 지민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바람둥이였던 사람이 저렇게 변하는 걸 보면 정말 사랑한다는 게 맞는 거 같다. 이들의 사랑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정호-지민 커플을 응원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정호 역을 맡은 박상원에 있다. 누가 봐도 젠틀하고 멋진 신사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청자는 “단지 나이 때문에 비난 받아야 하는 걸까. 저 나이에 저 외모에 저 재력에 저런 능력, 저런 마인드의 남성이라면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끌린다”며 “박상원 같은 남자라면 (드라마에서) 젊지만 멋없는 남자보다 훨 낫다”는 감상평을 적기도 했다.
 
지난 3일 방송분에서는 정호가 지민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 하는 장면이 포함돼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갑작스럽게 지민을 불러낸 정호는 유리 구두와 반지가 들어 있는 선물 상자를 건넸다. 정호는 “이따 저녁에 만나 분위기 있는 데서 줄까 했는데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서 이랬다”며 “나 계획적인 인간인데 요즘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반지도 반지지만 내가 주고 싶었던 것은 이 신발이다”면서 “네 꿈을 되찾기 위해 뭐든 노력하겠다. 하지만 언제든지 내가 싫어지면 도망가도 된다는 뜻”이라 설명한 뒤 지민에게 반지를 건네며 청혼했다.
방송 말미 예고편에는 완고하던 시어머니 강여사(정혜선)가 윤희(윤여정)를 불러 “서로 사랑한다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허락해 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함돼 두 사람의 결혼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복잡한 상황의 연속과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딛고 정호-지민이 해피엔딩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osecut@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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