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성기' 홍성흔, "코칭스태프가 잠재력을 끌어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04 11: 54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오르는 듯한 맹렬한 기세다. '쾌남' 홍성흔(33. 롯데 자이언츠)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구가하며 더 나은 목표치를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1999년 두산에서 데뷔하며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홍성흔은 어느새 프로 12년차 베테랑.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3할5푼6리 24홈런 105타점(3일 현재)으로 타율을 제외하고 모두 커리어하이에 해당한다.

 
특히 105타점이 96경기에 출장하며 쓸어담은 기록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파괴력이 아닐 수 없다. 경기 당 1.09타점으로 페이스 조절, 체력 안배를 잘한다면 2003시즌 이승엽(당시 삼성, 현 요미우리)이 세운 한 시즌 역대 최다 타점기록인 144타점(경기 당 1.10타점) 기록 갱신도 꿈이 아니다.
 
두산 시절 홍성흔도 힘이 있는 타자로 평가받았다. 2001년 두산의 한국 시리즈 우승 때는 안경현(SK)-홍원기(현 넥센 코치)와 함께 안-성-기 트리오를 구축하며 무시할 수 없는 하위타선을 이끌기도.
 
그러나 두산 시절 한 시즌 최다 홈런은 18홈런(2002시즌)에 타점 기록은 86타점(2004시즌)이었고 두산 10시즌 동안 장타율이 5할을 넘겼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안방 잠실구장이 상대적으로 넓었던 데도 이유가 있었으나 포수로서 잔부상이 겹치면서 점점 컨택에 집중했던 홍성흔이었다.
 
롯데 이적 이후 한결 나아진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는 홍성흔. 지난 3일 친정 두산과의 경기를 앞둔 그에게 롯데에서의 맹타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김무관 타격코치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밝혔다.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50의 힘에서 코칭스태프께서 나머지 50의 힘을 끌어내주며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당겨쳐야 할 때는 시원하게 당겨치라는 주문이 나왔고 덕택에 마음껏 내 타력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점도 맞아 떨어졌다. 두산 시절 마지막 시즌인 2008년 그는 타격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는 지명타자로 첫 시즌을 치렀으나 트레이드 소동으로 인해 전지훈련에 불참, 제대로 된 비시즌을 보내지 못한 것이 사실. 3할3푼1리(2위)의 고타율을 자랑했으나 지명타자로 완전한 시즌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롯데 이적 후에는 타격에 집중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고감도 컨택 능력은 물론 장타 면에 있어서도 자신의 힘을 100% 쏟아붓는 중. 18개의 병살타로 역대 최다 한 시즌 병살타 기록(2004시즌 삼성 김한수, 23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당겨치는 타자로서 확실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는 증거다.
 
3년 전 사실상 전력 외 판정을 받으며 어려운 길을 걷기도 했던 홍성흔.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통해 새로운 길에 들어선 뒤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불방망이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남길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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