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폐경 등 알리는 여성 건강의 지표…이상증상 있을 때 조기치료 해야
사춘기와 갱년기가 아닌데 월경이 빨라지거나 늦어지고, 양이 많거나 적어졌다면? 전문가들은 조기폐경, 불임을 유발하는 병을 몸이 먼저 알고 이상신호를 보낼 수도 있는 것이기에 주의 깊은 관찰과 함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스트레스에 민감한 여성이라면 한의학 치료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인애한의원 분당점 정지혜 원장은 "월경주기나 통증, 덩어리 유무 등 월경상태는 여성 건강을 살필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이라면 자신의 월경 상태를 매번 잘 살펴야 한다"라며 "월경을 순조롭게 조절하는 게 여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월경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의 완벽한 조화로 이루어진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뇌하수체종양 등 기질적 병변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스나 피로만으로도 불균형이 와서 생리가 늦어지거나 빨라지고 양이 적거나 많아질 수 있다.
다만 사춘기의 생리불순은 난소기능이 아직 완숙되지 않아 생기게 되며, 특별한 치료 없이 점차 난소기능이 성숙되면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갱년기에도 생리가 불규칙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14세에서 49세까지 약 35년간 배란과 임신 출산을 담당하던 난소의 기능이 퇴화되는 과정이다.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한 가임기 여성의 경우 월경 상태에 이상이 보인다면 스트레스, 과로, 체중변화, 호르몬 변화 등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해 봐야 한다.
정 원장은 "한주기 정도 변화가 있을 때는 스트레스로 긴장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피로를 풀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등 스스로 몸과 마음을 잘 돌봐주면 쉽게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3주기 계속해서 변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빨리 정상 월경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특히 월경이 늦어지면서 양이 많이 줄고, 또 무월경이 되는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조기폐경으로 진행되는 수가 있어 서둘러 진료받고 치료해야 한다. 또 월경통이 없다가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기면 자궁내막증이나 선근증같은 기질적 원인이 있지 않나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골반내 감염이나 유착으로 인한 골반통(월경외 기간에도 통증, 성교통)도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정 원장은 "위에서 언급한 질환들은 임신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임신을 준비하는 가임기 여성이라면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하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여성은 스트레스에 민감해서 쉽게 기운이 울체되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생기고 덩어리가 나오게 되는데, 스스로 조절이 어렵다면 한방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의학에서는 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을 최상의 치료로 보며, 여성을 치료할 때 가장 우선하는 것이 월경을 순조롭게 조절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은 기체혈어(氣滯血瘀;칠정(七情)이 억눌러 막혀 기기(氣機)가 조체(阻滯)되었거나 섬좌(閃挫), 외상(外傷) 등으로 기혈(氣血)이 손상된 경우에 기(氣)가 몰린 지 오래되어 어혈(瘀血)이 생기는 것)로 보고 울체된 기운을 소통시키면서 자궁의 혈액순환을 돕는 한약과 침 치료를 하게 된다. 그리고 평소 몸이 차다면 따뜻하게, 열이 많다면 시원하게 하는 등 환자의 원인에 따른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정 원장은 "원인치료를 하기 때문에 월경불순 뿐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 두통 등 다른 증상도 같이 좋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칼 융이 '신은 질병을 통해 우리를 찾아온다'라고 말했던 것도 몸이 전해주는 메시지, 몸의 징후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건강해지게 된다는 충고다"라며 "그만큼 순조로운 월경은 여성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되므로 여성은 자신의 월경상태를 잘 살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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