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이킹 우드스탁’이 개봉 첫 주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안 감독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이번 영화는 감독의 전 작품들에서처럼 가족애, 동성애, 오리엔탈리즘 등의 코드가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어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을 보는 재미 또한 더한다는 평가다.
이안 감독의 작품에서 ‘가족’이란 존재는 가정의 구성원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는 거울과도 같다. 이안 감독의 1998년작 ‘아이스 스톰’은 1973년을 배경으로 불륜과 스와핑, 10대 자녀의 이탈 등 미국 중산층 핵가족의 위기와 붕괴를 리얼하게 다룬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대만 출신으로 당시 미국 사회 내의 민감한 소재였던 가족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이기도 하다.
‘테이킹 우드스탁’ 역시 ‘아이스 스톰’에 버금가는 1960년대 미국 가정을 사실적인 시선으로 스크린에 담았다. 엘리엇의 가족은 겉으로는 일반적이고 평범하지만 엘리엇과 그의 부모 관계를 통해 당시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의 단절이 여실히 드러난다. 건조하고 냉소적인 부모와 가족이란 명목 아래 부모님의 파산위기를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만 남은 아들이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통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이안 감독의 초창기 작품인 ‘결혼피로연’이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동성애 코드도 놓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다. 두 작품 모두 국가, 인종 그리고 성별 등을 뛰어 넘어 사랑에는 제약이 없다는 것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고 아름답게 묘사하며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번 영화 또한 전 작품에서 보여 준 이안 감독의 개방적인 사랑관이 스며들어 있다. ‘우드스탁’을 기획한 엘리엇은 동성애자로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캐릭터다. 페스티벌이 열리기 전까지 사람들 앞에 당당하지 못하고 아웃사이더였던 그는 페스티벌을 기획하면서 그 동안 부끄러워했던 자신의 자아를 되찾고, 인생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페스티벌의 뜨거운 열기와 열정만큼 엘리엇의 성장과 사랑관의 변화 역시 ‘테이킹 우드스탁’의 또 다른 볼거리다.
이 외에도 ‘테이킹 우드스탁’에는 동양적인 코드가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다. 페스티벌을 찾은 사람들을 스케치 하는 장면에서 동양사상에 심취해 기도를 올리고 있는 관객 모습도 그러하고, ‘우드스탁 벤쳐스’의 일원이 힌두교의 우주 중심사상을 주저리 늘어놓는 장면에서도 오리엔탈리즘이 엿보인다. 이안 감독은 미국 역사를 뒤흔들어 놓은 ‘록 페스티벌’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동양적인 코드를 녹여냄으로써 감독 본연의 색깔을 표현했다.
이안 감독이 만들어 낸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기적 같은 탄생 실화 ‘테이킹 우드스탁’은 절찬리 상영 중이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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