똣하지 않은 부상 속에 방출 통보를 받은 '백기사' 브랜든 나이트(35, 전 삼성 투수)는 아쉬움을 곱씹었다.
지난해 루넬비스 에르난데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땅을 밟은 나이트는 11경기에 등판, 6승 2패(방어율 3.56)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시즌 부상과 부진 속에 6승 5패(방어율 4.54)에 그쳤고 무릎 통증 속에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 지난 4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나이트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나이트는 "내 자신이 많이 실망스럽다"고 운을 뗀 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고 컨디션 역시 좋았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모든게 물거품이 돼버려 슬프다. 팀의 일원으로서 포스트시즌에 참가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이트는 1일 대구 넥센전 도중 자진 강판했다. 당시 나이트의 강판을 두고 비난도 적지 않았다. 그는 "당시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정했고 극도로 분노했다. 무릎을 심하게 다쳐 올 시즌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생각 못해 너무 화가 났다. 더 이상 투구할 수 없다는 판단 속에 트레이너실에서 내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며 "나의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한국 정서를 감안하지 못한 점은 후회하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대답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고 싶다"고 한국 예찬론을 펼쳤던 나이트는 국내 무대 복귀에 대한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내가 임의탈퇴로 공시되면 삼성을 제외하면 타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고 들었다. 이곳이 너무 좋고 내게 좋은 기억이 정말 많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뛰고 싶다".
언제나 자신을 감싸 안았던 동료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나이트는 "삼성 선수단의 일원이었다는게 너무 행복했다. 괌전훈에 참가한 뒤 선수들과 사귀고 어색함을 떨쳐내고 친구가 됐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도 겪었지만 2등까지 올랐다. 우승을 향한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또한 동료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가 아닌 진정한 팀원으로 대해 너무 행복하고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트는 6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수술대에 오를 예정. 재활까지 최대 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는 "3개월이 지난 뒤 내년 시즌을 위해 잘 준비하겠다"고 대답했다.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온화한 성품 그리고 성실한 훈련 태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나이트는 떠나는 그날까지 감동을 선사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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